
풍부한 햇볕으로 만물이 생장하여 대지를 가득 채운다는 소만을 며칠 앞두고 시청 생활정원에서 김두겸 시장과 의장, 농민분들이 함께 풍년을 기원하며 모내기를 했다.
도심 논에서 벼가 자라는 정겨운 모습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고, 먹거리의 소중함도 같이 새겨보는 귀한 의미가 담긴 모내기였다. 이 곳에서 자라는 벼 이름은 공직자가 청렴의 씨앗을 심고 키우며 실천한다는 의미를 담아 청렴미로 정했다.
총 687㎡에 달하는 논배미 세 곳에는 ‘멥쌀·찹쌀·흑미’ 벼 3종을 심고, 자연 농법을 위해 논우렁이, 미꾸라지 등도 넣었다.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진객 왜가리가 작은 논을 용하게도 알아보고 찾아와서 먹이활동을 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석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은 논마다 벼가 쑥쑥 자라 이삭이 한가득 출수도 하고, 추석 명절이 다가올 무렵이면 찰벼와 메벼는 추수도 기대가 된다. 모내기하면서 넣은 논우렁이가 왜가리로부터 살아남아 어른 엄지손가락 첫 마디 만큼 굵게 자랐다. 새끼 오리 몇 마리도 함께 자라면서 논을 구경하는 시민에겐 추억을 생각나게도 하고, 어린이집 원생들에겐 이들을 관찰하며 신기함과 재미를 더하는 소중한 체험 교육장으로 역할도 하고 있다.
옛날 농사짓는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 논밭의 곡식들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다고 했다.
모내기 후 시민부터 유치원 어린이까지 많은 분들이 찾아와 관심을 보였고, 특히 김두겸 시장은 출퇴근 길에 꼭 한 번은 논두렁을 밟고 농부의 마음같이 벼의 생육을 살피며, 마주치는 시민들과 정감을 나누기도 했다. 이 같은 관심 속에 풍성히 생육한 세 논배미는 이미 풍년을 기약하는 것 같다.
지난 석 달 동안 보여온 시청 생활정원은 시민들과 이웃 주민들이 쉬고, 환담하는 장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논 옆 은행나무 그늘 밑에는 원두막이 있고, 평상과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따로 놓여있어 찾는 이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처서를 지나면 곧 추석 한가위가 된다. 추석 전 시청 생활정원에는 나락이 누렇게 익는 진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 단풍보다 더 빠르게 더 멋진 황금색으로 변한 논배미와 흑미 벼가 출수하여 영글어가는 검은색 작은 논은 도심 정원 풍경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꾸며줄 것이다.
벌써 추수하는 날이 그려진다. 우리 지역의 소중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민과 시민이 함께 수확하면서 풍요로운 결실의 기쁨도 나누고, 청렴미란 이름대로 청렴의 씨앗을 심고 키우며 실천하는 사랑받는 공직자의 의미도 되새겨보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시청 텃논이 주는 의미가 하나 더 있다. 아직도 시민들에겐 관공서가 왠지 높은 문턱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청 한가운데 논을 만들고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새롭게 꾸미면서 시민들이 재미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원두막에, 평상에 앉아 이웃분들과 어울려 다리도 쭉 펴고, 쉬는 모습은 그동안 시청 정원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말 그대로 동네 사람들이 정자나무 밑에서 쉬어가는 느낌 그대로다.
울산시청사 모내기 당시 김두겸 시장은 “전국 최초로 시청사 내에 생활정원에 텃논을 조성하고 청렴미를 키워 도심 속에 볼거리와 휴식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논과 어우러진 원두막에서 시민이 어울려 환담하는 모습을 보면 제대로 성사된 모습이다. 또 앞으로 논을 비롯한 시청 생활정원의 단장이 끝이 나면 시민의 품으로 돌려진 전혀 새로운 시청 생활정원 모습이 기대된다.
임현철 울산시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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