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장마에 이어 8월에는 폭우, 폭염이 계속되면서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벌써부터 서민들은 추석 물가를 걱정하고 있다. 정부도 나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 태풍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8월 4주 울산 지역의 배추 소매 평균가는 7655원으로 전년(6366원) 대비 20.2% 증가했다. 같은 시기 지역 전통시장에선 배추 한 포기 가격이 9330원까지 올라 전년 동월(7060원) 대비 32.1%나 증가했다. 이는 평년 소매가(4999원)에 비해 무려 86.6% 오른 가격이다. 무도 같은 기간 개당 평균 4000원에 판매되며 전년 동월(3032원) 대비 31.9% 올랐다. 당근(1㎏)과 오이(10개)도 각각 24.0%, 38.5% 올랐다.
배추 가격이 오른 것은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6.2% 감소한데다, 잦은 비와 고온으로 무름병 등의 바이러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9월 이후에도 한동안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태풍 변수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배추·무, 시설채소의 경우 길어진 폭염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가용 물량을 하루 최대 400t까지 방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출하장려금 지원 등을 통해 민간 물량 출하를 병행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과 태풍 등 피해에 대비하면서 추석 성수기에 맞춰 성수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변화에 따라 농축산물 생산량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생육관리협의체와 축산물 재해대책반을 가동해 현장기술지도와 병해충 방제, 사육시설의 폭염 피해 예방 등 농산물의 생육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은 변수가 많아 변동 폭을 예단하기 어렵다. 폭우와 폭염에 이어 예년처럼 태풍이 발생하면 농산물 수급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가격 관리를 낙관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변수를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일상의 안전과 생계를 위협하는 기후재난은 이제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를 이미 닥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장·단기적으로 재난관리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추석에는 비싼 먹거리 때문에 괴로운 명절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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