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Why와 의미 중시가 꼭 MZ세대의 전유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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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Why와 의미 중시가 꼭 MZ세대의 전유물일까?
  • 경상일보
  • 승인 2024.08.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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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

세대 차이, 세대 갈등이란 이야기는 비단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조직)의 명령을 그대로 수행했던 과거의 조직 구성을 원한다고 강요할 수 있을까?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멀티 제너레이션 시대 조직 구성원들의 욕구를 세대 차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고 같은 세대라 할지라도 가치관, 호기심, 열정 또한 같을 순 없다. 지금 중요한 건 각 세대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페레니얼(perennial) 가치로 통합하는 것이다.

각 세대의 다양성을 인정하되 페레니얼 가치로 통합한 대표적인 예가 되는 팝 밴드 ‘이날치’는 196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두 명의 베이스, 드러머, 네 명의 판소리꾼로 구성된 밴드이다. 이 밴드 구성원들은 동질적 마인드셋을 공유하고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다양성의 자유로운 발산을 용인하면서 전통적인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 스타일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멀티 제너레이션 시대라고 불리우는 지금은 아무리 탁월한 리더라도 혼자 대응하기에는 너무나 변동성이 크고(Volatility), 불확실하고(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ity), 애매모호한(Ambiguity) VUCA시대로 기존의 지식과 경험만으로 행동하기엔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리더는 이럴 때일수록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뽑아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조직 내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소리보다 싫은 소리를 더 많이 해야 하는 리더들에게 직원과의 소통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감정이 상하지 않을까?’‘의욕을 꺾는 건 아닐까?’‘나를 꼰대라고 멀리하는 거 아냐?’ 혹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여길까 두려워 입을 닫는 리더들은 MZ세대 직장인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MZ세대들은 높은 연봉만큼이나 업무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성장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큰 성과로 가끔 얻게 되는 성취감 보다 매일 느끼는 작은 성취감에 더 큰 만족감을 부여한다. 그럼 이런 작은 성취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1970~1980년대 조직문화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빠르게 할 수 있을까?’를 중시, 이직률이 낮고 수직계층 구조를 인정했다면 MZ세대들은 What과 How보다는 일에 대한 의미 부여가 중요하고 평생직장보다는 자기 성장 욕구 충족을 위한 이직에 관대하며 수평적 구조를 원하고 있다. 그럼 Why의 의미 중시가 꼭 MZ세대의 전유물일까? Why를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애드리안 매든(그리니치대학교수)과 캐서린 베일리(서식스대학교수)의 ‘직업의 의미 관련 심층 인터뷰를 통해 효과적 제공 방법 도출’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모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 의미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순간으로, 영향력 있다는 생각은 조직에 가치를 제공했을 때 상승해 소속감과 동기부여에 주요하게 작용 된다. 반면 실수를 해도 문제가 되지 않고 아무도 관심 없는 일을 할 때 존재감이 절하되고, 특히 결과물을 하찮게 취급하거나 직원의 수고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퇴사를 결심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다수의 MZ세대들은 부모의 권유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고 취직을 하다 보니 일에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아가 업무와 연결되는 순간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의미제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표현해 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한 회를 소개하자면, 일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해 근무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산부인과 전공의는 난산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참관하는 과정에서의 감동으로 산부인과 전공의로서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인지 일에 대한 의미를 찾으며 표정이 달라졌다.

그럼 MZ세대가 의미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면 될까? 리더의 제대로 된 관심과 제대로 된 지적이 MZ세대의 의미 찾는 시간을 단축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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