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커져만 가는 연구개발투자 격차, 정부지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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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커져만 가는 연구개발투자 격차, 정부지원 아쉽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9.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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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역 중소기업 연구개발 투자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소기업 전체 연구개발비의 65.4%, 특허의 66.7%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특히 충청권은 2015년 대비 2022년 4.9%p 증가했지만, 동남권은 4.3%p, 대경권은 1.9%p 감소해 같은 비수도권 중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의 지역 편중은 대부분 정부 예산 편성에서 나타난다. 정부의 R&D 예산 수도권 몰아주기는 지역의 연구개발을 위한 기초토양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울산의 경우 대기업 생산공장이 널려 있지만 정작 연구개발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울산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은 연구개발 예산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대부분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수직 하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책정된 울산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약 1670억9700만원으로 전체 투자비용의 1.1%를 차지한다. 또 2022년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건수는 총 637건으로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에 비해서 연구개발비와 특허건수 모두 소폭 증가했으나 연구개발비의 경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1.5%→1.1%)했다. 연구개발과 특허신청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지방 산업이 계속 쪼그러들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 상황에서 이미 압도적인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에 R&D 예산을 계속 몰아주는 것은 국가의 불균형 발전을 조장하는 일과 다름없다. 지금처럼 간다면 지역에는 최소한의 R&D 역량도 남지 않게 될 게 뻔하다. 그나마 남아 있는 지역 대학과 중소·중견 기업의 R&D 역량도 곧 사라질 것이다.

대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역 중소기업도 경제의 버팀목이자,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창업 중소기업 중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업 업종이 대부분인 게 엄연한 현실이다. 기술기반 창업이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벤처기업·이노비즈)의 출현은 정체돼 있다. 울산의 경우 지역스타기업 평균 매출액,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울산이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비를 대폭 확보해야 한다. 지역에서 강소형·혁신형 중소기업을 갖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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