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동안 무용에 헌신
지난 13일 찾은 울산 남구 달동에 위치한 김미자 무용단. 연습실 안에 들어서자 무용할 때 사용하는 악기와 무대 의상, 공연 사진 등에서 그동안 김미자 무용가가 걸어온 길이 그려졌다.
김 무용가는 오는 10월20일 아트홀 마당에서 열리는 이척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앞두고 단원들과 함께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단원들은 김 무용가의 구호에 맞춰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움직임의 이척류 살풀이춤을 연습했다. 단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오랜 연습으로 하나가 된 듯했다.
울주군 온산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김 무용가는 울산여고 1학년 재학 당시 이척 선생을 처음 만나 본격적으로 무용을 시작했다. 경제 사정은 넉넉지 못했지만 무용에 대한 열정 하나는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았다. 평생 무용과 함께 하며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김 무용가는 “이척 선생과 함께 울산에 무용을 뿌리 내리려고 경로당에 가서 공연하고 무용이라는 과목을 문화센터에 개설하는 등 무던히 애를 썼다”며 “울산시립무용단이 생기기 전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무용 행사를 전담해서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무용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2012년 이척 선생 3년상을 꼽았다. 이척 춤 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미자 무용가는 1년에 한 번씩 추모공연처럼 이척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 무용가는 “이척 선생이 2009년 8월23일에 돌아가셨다. 3년상 공연을 하던 날 이척 선생이 하셨던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에 스치면서 전율이 오르고 눈물이 계속 났다”며 “앞으로도 매년 이척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통과 창작 함께 가야
1994년 창단한 김미자 무용단은 현재 30~40명의 단원이 있다. 1년에 10번 정도 공연하며 전통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무용을 하는 인구가 주는 데다 전통춤에 대한 지원은 더
부족한 실정이다.
김 무용가는 “전통을 배척하면 우리 것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며 “전통과 창작이 함께 가야 울산 무용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무용가는 울산무용제에 참가하는 팀이 갈수록 줄고, 젊은 무용가들이 울산을 떠나는 이유는 지원금이 적기 때문이라며 문화도시 울산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무용가는 “무용가들이 몸으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조명, 세트, 의상 등에 투자를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예산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고 언급하며 “지원금이 많아야 무용가들이 울산무용제에 도전해볼까 생각할텐데 지원금이 너무 적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김 무용가는 “울산시립예술단이 단원을 뽑을 때 울산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혜택을 줘야 한다”며 “객원을 많이 쓰면 무대에 연속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미자 무용가는 “울산시에서 이척 선생의 춤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해줬으면 한다”며 “앞으로 여행을 가는 등 나 자신을 위해 즐기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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