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독서량은 줄고 문해력은 점점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 빠지거나, 디지털 기기로 편하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책 읽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울산은 학생 말고도 산업도시 특성상 독서량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도시의 독서량은 그 도시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비례하기 마련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물론 울산시 차원의 인문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책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속 사정을 알아보면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갈지 의구심이 든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성인 10명 중 6명 가량(57%)이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10년 전(27.8%)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교총이 올해 한글날을 기념해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거에 비해 문해력이 떨어졌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걱정스러운 것은 해당 학년 수준에 비해 문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21% 이상이나 된다는 점이다. 교사 절반이 학생 5명 중 1명은 글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사건의 시발점(始發點)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느냐’고 따져 묻거나, 두발 자유화 토론에서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울산은 학교도서관 전문 인력이 다른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울산 학교도서관 사서 배치율은 올해 기준 31.9%로, 전국 평균(44.1%)을 크게 밑도는 데다 특·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뒤떨어졌다. 급한대로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학교도서관 업무에 투입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참여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일선 학교에 독서교육 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늦었지만 빠른 대처가 필요한 대목이다.
문해력 향상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산업수도 울산에서 반드시 풀어내야 할 큰 과제다.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독서 부족을 꼽는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기기 속의 단문과 짧은 영상, 게임 등을 즐기다보면 문자와 멀어지고 사고력 또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울산은 이제 ‘꿀잼 도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책 읽는 도시’로 도시 품위를 한층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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