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전국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매력적인 관광자원이다. 울산시는 울산의 관광자원을 해양과 산악으로 둘로 나눠 개발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영남알프스다. 영남알프스는 어딜 가도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억새평원은 그 모습이 가히 신성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그 광활한 억새평원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사력을 다해 복원을 시도했지만 억새 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키도 작아지고 있다.
억새평원은 크게 신불산 평원과 간월산 평원으로 나뉘는데, 1980년대만 해도 억새의 키가 사람 키만 했다. 그러다 고산지의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평원의 면적이 줄고 억새의 자생 밀도도 떨어졌다. 여기다 미역줄나무, 참나무, 싸리류 등이 억새평원 속으로 번지면서 천이현상이 심각해졌다. 무엇보다 억새가 훼손된 것은 등산객과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아지면서부터였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억새밭을 가로질러 다니다보니 곳곳에 길이 패고 그 팬 길에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계곡이 생겼다.
지난 2014년 울산시가 완료한 ‘억새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평가 용역’을 살펴보면 신불재 억새군락지는 1968년 157만4000㎡에서 2011년 13만5000㎡로, 간월재 억새군락지는 343만1000㎡에서 16만4000㎡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40여년만에 억새군락지가 90% 이상 훼손된 것이다.
현재 영남알프스에서는 많은 관광사업 및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울주오디세이를 비롯해 산악영화제, 전국 MTB대회 등 하나같이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것들이다. 이는 그만큼 영남알프스 억새 평원의 유명세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울주군에 따르면 신불산 억새의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방문객 기준(13만5276명)으로 생산유발효과는 554억원, 고용효과는 518명에 달했다. 산림의 공익적기능은 138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그 동안에도 많은 예산과 노력을 억새복원에 쏟아부었다. 광활한 면적에 비료를 뿌리고 관목을 제거했으며, 새 등산로를 개설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간월재 일대 억새는 33㏊까지 확대됐으나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울주군은 지난 4월 억새숲 보전을 위한 연구 용역을 대구대학교 산림연구소에 의뢰해 놓은 상태인데, 오는 21일 이에 대한 중간보고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니, 새로운 억새보전 방안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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