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한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된 3대 요구와 함께 인적 쇄신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용산 대통령실의 기류 변화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10·21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부에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인맥을 쇄신해달라는 건의를 받고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은 정리하는 사람이다.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는가”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참모들을 인적 쇄신하고, 김 여사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 규명에 적극 협조해 줄 것과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해 줄 것 등 ‘3대 요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김 여사 활동과 관련, “이미 집사람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더 자제하려 한다.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의혹 규명 협조 건의에 대해 “이미 일부 의혹의 경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달라. 의혹들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되는가.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장모가 2021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사실도 거론, “한 대표가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 있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때도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멀리하고 변호사를 써서 해결할 정도”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도 건의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와 연계해 온 점을 지적한 뒤 “특별 감찰관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며 여야 합의를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다음 달 김 여사 문제를 포함,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대국민 회견을 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22일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 풍물시장을 방문해 강화군수 보궐선거 당선 감사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우리 당 이름을 참 좋아한다. 우리는 ‘국민의 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한 대표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대외 활동 중단·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조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건의했으나 윤 대통령이 즉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후 처음 나온 공식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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