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용 전기 인상, 기업 경쟁력·에너지 효율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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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용 전기 인상, 기업 경쟁력·에너지 효율화 계기 삼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10.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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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부채 덩어리’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전체 전력 사용량의 53.2%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된다.

다만, 주택용과 소상공인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째 동결했다. 고물가와 내수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기업의 경우 1곳당 연평균 1억1000만원 내외로 전기요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인상폭은 적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용부담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1월에도 평균 4.9% 인상된 바 있다.

한전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전력망을 확충하고,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 설비를 유지·보수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의 총부채는 올해 상반기 기준 203조원으로 여전히 심각한 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경제계는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기업의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 인상안으로 인한 경영위축 우려가 있다면서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울산지역 대기업들도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에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연간 전기요금이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이 넘는 수출 대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제조원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수출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36개국 중 26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저렴한 전기요금이 수출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도 한전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기요금 인상분은 사회 전반의 전기 소비자가 함께 비용 분담을 해야 할 몫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도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효율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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