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면담 이전부터 매우 민감하면서도 휘발성이 강한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과 의정 갈등 해법을 전방위로 요구하고, 면담 결과 해법도 요원한 상황에서 당정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울산 남구갑) 의원은 7·23 전당대회 가도에서 한동훈 대표를 저격해 온 것과는 달리 면담과 관련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 상황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번 10·21 면담 이후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 전부다.
한 대표 체제 최고위 당직자인 서범수(울산 울주군) 사무총장 역시 공식 당무 외엔 일체의 언급을 삼갔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며 김기현 대표 체제 전략기획부총장을 역임한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은 “현 상황에서 (나의) 입장을 밝히는 건 여권 전체에 큰 파열음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일체의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당위원장인 김상욱(울산 남구갑) 의원 역시 개인적인 입장 피력은 피하고 있다.
지역 여권의 이러한 신중모드는 당정 파열음이 장기화 될수록 여권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등 192석의 거대 야권이 전방위로 밀어붙이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여부를 두고 자칫 내부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다 오는 31일 김두겸 시정부와 지역국회의원협의회(회장 김기현)의 국비·정책협의회를 앞두고도 가능한 여권의 분열을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정무적 평가도 있다.
지역 여권 내 친윤(친 윤석열)과 친한(친 한동훈) 의원들 간의 미묘한 동선도 관심사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면담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친한계 의원들을 소집해 만찬을 함께 했는데, 지역 출신 서범수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제주도 국정감사로 직접 참석은 하지 않았으나, 친한 의원으로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과 한 대표 간의 이상기류는 23일에도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에 대한 의전을 소홀히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그거야말로 왜곡되게 해석한 게 아닌가. 의전 홀대라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다.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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