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4·15총선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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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4·15총선을 앞두고
  • 경상일보
  • 승인 2020.04.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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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경 울산시 남구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정치제도는 투표로 선택받은 국회의원들에게 정치를 위임하는 방식의 대의민주주의제도다. 따라서 선거에 의해 선출된 각 당의 의석수는 국민의 선택에 의해 확정된 것인 만큼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그 인원은 유지해야 하며 국회의원이 탈당이나 제명을 당할 경우 국회의원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이란 유권자의 투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당이 자유선진당의 원내교섭권의 확보를 돕기 위해 1명의 국회의원을 잠시 빌려주어 단체교섭권을 관철시킨 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선 이른바 연어 회귀론을 주창하며 복귀시킨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잘못됐다고 지적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며칠전 경실련이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설립한 위성정당의 정당등록취소와 후보등록 철회를 요청했다. 이러한 게 최초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국민 모두는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을 가치와 자격이 없는 국민이며 정부와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불평불만 없이 그냥 따라야 하는 구경꾼 노릇만 하는 것이 바른 임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국민들이 주권이 국민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거를 통해 위정자들을 선출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투표권만 행사한다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게 아니라 정치를 위임받은 정당과 국회의원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이상을 실천할 때 비로소 국민이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이 낮다고 말하지만 한 나라의 정치수준이 바로 국민들의 정치수준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국회의원들 스스로 마음대로 탈당과 제명은 물론이고 다른 정당에 임대형식되고 있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4·15 총선을 앞두고 계산조차도 어려운 연동형비례형식의 황당한 제도를 만들어 놓고 국민들의 선택을 강요하는 행위는 길거리 야바위 사기꾼들의 행위와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이다. 누가 주인인지를 망각한 처사일 뿐 아니라 왜 무엇을 위해 그와 같은 망나니 정책을 도입한 것인지 그저 두려울 따름이다.

미국의 국민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에 의하면 작가가 두 갈래 길을 모두 가지 않고 한 가지 길을 선택하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작가가 가지 않기로 결심한 길은 최대한 멀리까지 가서 그 길의 모습을 주시하는 장면이 있다. 이는 곧 선택잘못으로 인한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총선을 앞둔 우리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올바른 정책보다는 진보냐 보수냐는 이분법과 정책을 무시한 채 특정인만 추종하는 외눈박이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잘못된 주장과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가짜와 진짜의 실체를 분별할 역량을 가진 현명한 유권자들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걱정이 앞선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폭풍의 감당은 국민모두의 빚으로 다가올 테니까…. 정호경 울산시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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