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모든 제품은 판매를 위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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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모든 제품은 판매를 위해 탄생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10.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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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에 있듯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팔아야 돈이 된다. 그러한 기본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졌을 때 생산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 우즈베키스탄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농업에 관심이 많은지라 그 나라의 농촌과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눈여겨 보면서 과일, 채소 등의 가격에 의아했었다.

품질에 따른 가격이 너무도 싸기 때문인데 이유는 간단했다. 우즈베키스탄이 구소련으로부터 분리되어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 내륙의 광활한 국토에서 각종 원예 채소 등의 우수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으나 항만시설이 전무하고 물류의 운송수단이 취약해 유통·판매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는 생산에 따른 마케팅의 정점인 판매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최근 교육부에 따르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Z세대들이 역대 최다라고 한다. 특히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학생 창업가들은 글로벌 창업 과정 등에 지원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은 장래 직업관에 대해 자유분방한 개성을 갖고 창의력을 바탕으로 도전적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유연한 사고와 아이디어, 획기적인 아이템이나 트렌디한 제품으로 시대에 맞는 흥미와 관심사를 잘 끌어 나갈 수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 지자체, 대학 등에서는 앞다퉈 청년 창업가 육성을 위한 사무실과 컨설팅, 네트워킹 등 기회를 제공하며 각종 창업지원정책을 늘리고 있다.

울산광역시에서도 청년 육성 주요 정책의 일환으로 옛 종하체육관 부지에 문화·창업·교육 복합공간으로 종하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해 청년창업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청년 창업지원을 위한 창업 지원금, 온라인 시장 입점 지원, 창업활동비, 창업 교육, 멘토링, 전시회, 박람회 참가 지원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 스타트업 제품은 홍보 등의 판로개척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판매채널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0년 11월에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경영 애로사항으로 판로확보를 지적한 기업이 무려 51.1%나 된다. 이에 비해 운영자금을 지적한 기업은 33.5%에 그친다.

2021년 2월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판로혁신 지원방안’에서도 좋은 기술력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도 정작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서 기업이 파산하는 등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지원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실로 대부분의 청년 창업에 매진한 청년 스타트업들이 훌륭한 아이템과 열정을 가졌음에도, 마케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경쟁시장에 진입하고, 제품을 판매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농협 하나로마트 등지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농민은 생산 하고, 농협은 판매장 등을 제공해 우수한 품질의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트랜디한 로컬 생산 제품(made in Ulsan)을 제품 특성에 따라 소비자나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KTX 역 등 특정 공간에 제품의 판매장 설치와 나아가 상설 홍보·전시 등의 종합전시판매장 시설을 구축하여 지역 소비자의 반응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신생 청년 기업은 판로개척의 부담이 경감되고, 최소한의 매출과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 및 성장 기반이 마련되어 지역의 청년 창업가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질 것이다.

지역의 우수한 청년 제품의 상설·전시 판매장을 통해 청년 창업가의 성장 발판을 제공함은 물론, 창업기업의 단계별 성장지원 프로그램으로 대·중·소기업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청년들이 창업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무한히 도전할 수 있는 ‘꿈의 도시 울산’ ‘꿈을 펼칠 수 있는 울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철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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