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좋은 독서의 계절을 맞아 울산에서 활동을 하고 있거나 울산과 인연이 있는 작가들이 잇따라 책을 내놓고 있다. 수필집에서부터 시집, 소설, 동시집 등 장르도 다양하다.

◇송시내 <싱글오리진>
본보에 ‘송시내의 초록지문’ 고정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송시내 작가가 수필집 <싱글오리진>(연암서가·232쪽)을 펴냈다.
이 책은 1~4부로 구성됐다. 소울푸드, 포커페이스, 카모메 식당처럼, 눈과 오르골, 나의 안부들에게 등 서정적 소제목을 단 수필 40여편이 담겼다.
송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 책과 독자 사이에도 그러하리라 믿는다. 내 책에 좋은 인연이 많아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기억에 오래 남을 계절이 지나면, 나는 또 새로운 길을 걸어갈 것이다”라고 했다.
배혜숙 수필가는 “송시내의 수필은 청량한 바람이다. 신박한 직함을 가진 탓이다. 글밭에는 나무들이 성하게 자란다.…송시내가 그리는 서사가 빛을 발하는 것은 비움의 미학이다”라고 평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송 작가는 울산에서 자랐다. 서울예술대학교와 경성대 대학원에서 연극을 공부했으며, <울산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울산문학 오늘의 작가상, 대구일보 전국수필대전에서 수상했다. 현재는 아픈 나무를 돌보는 ‘나무의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산하 <샤갈, 모래톱에 서다>
울산과 경주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산하(박정희) 시인이 <샤갈 모래톱에 서다>(산시맥·142쪽)를 출간했다.
시집은 △어떤 토르소 △포구에 부리는 음률들 △자작나무와 숲 △씨, 시 때론 불통이 등 모두 4부, 54편의 시로 구성됐다.
권성훈 시인은 “박산하의 시는 모래알처럼 ‘쪼개고 쪼개지다 한 점’처럼 절제된 ‘언어의 알갱이’로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충실하다”며 “공통적으로 이번 시집에서 본질을 향한 도식 이미지는 사물의 감정선을 따라서 작용하며 거기서 우리는 그만의 시적 감수성을 만날 수 있게 된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시는 써서 뭐 할 건데, 대나무 속 얇은 막처럼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내 속의 나를 열어본다”라고 했다.
경남 밀양 출생의 박 시인은 경주대 대학원 문화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천강문학상을 받았고 2014년 ‘서정과 현실’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고니의 물갈퀴를 빌려 쓰다’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가 있다. 현재 시목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봄 <풍선 데이>
울주선바위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했던 최봄 시인이 동시집 <풍선 데이>(푸른사상·100쪽)을 펴냈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 48편의 시가 실려있다. 1부의 시 강아지풀은 “강아지 키우고 싶은 마음 잘 참고 있다가 너만 보면 흔들려…꿈에서 나타나는걸 보면 틀림없어”라고 표현했다.
박일 아동문학가는 “발걸음이 풍선처럼 가벼워집니다. 엉덩이가 들썩이며 뻥뻥 빵빵 웃음소리가 넘칩니다. 그러다가 교실이 풍선처럼 날아가면 어쩌죠”라는 평을 남겼다.
최 시인은 “제가 만난 아이들의 목소리와 눈빛이 시가 돼 이 동시집에 담겼지요. 하늘과 달, 별을 우러르고 비와 바람과 눈을 헤아리며…내가 만난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은 아름답기를, 그래서 그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응원합니다”라고 전했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최 시인은 울산양정작은도서관 달팽이, 울주선바위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했으며 샘터상, 천강문학상, 울산문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동시집 <박물관으로 간 그릇>, 동화집 <콧수염 엄마> <노란 리본> <해녀, 새벽이> <도서관으로 간 씨앗> 등을 냈다.

◇심강우 <미래로 간 아이>
본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던 심강우 작가가 소설 <미래로 간 아이>(고래책빵·132쪽)를 출간했다.
이 책은 불치병에 걸려 냉동캡슐에 잠들어 있다가 눈을 뜬 12살 동우가 177년 후 깨어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짜릿한 미래 체험과 모험, 낙원으로 불리는 첨단 미래도시에 감춰진 비밀과 실상을 그려낸다.
그는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혜수와 당나귀 열차’로 등단한 뒤 2012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늪’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에 첫 소설집 <전망대 혹은 세상의 끝>을 출간했으며, 2021년 두번째 동시집 <마녀를 공부하는 시간>을 펴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