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중견 배우 이미지씨가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향년 58세이던 이씨는 홀로 지내다 사망한지 2주나 지난 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당시 대중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여배우가 홀로 외롭게 생을 마감한 사건으로 인해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고독사는 흔히 통계없는 죽음으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고독사 통계를 내고는 있지만 그 수치가 불분명하다. 무연고 사망자 통계를 바탕으로 고독사 현황을 유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간 무연고 사망자는 총 2만여명. 2020년 3136명이던 무연고 사망자는 2023년 5415명으로 1.7배 늘어났다. 이들 중 약 73%는 가족이 있지만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를 하고 26.9%는 연고자가 아예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인 초고령 사회가 되기 때문에 무연고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에서는 무연고자의 존엄한 장례를 위해 공영 장례 제도를 운영하지만 재정 상황에 따라 지원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사망자 6076명 가운데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72명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고독사 발생 건수는 2017년 54건, 2018년 55건, 2019년 42건, 2020년 59건, 2021년 58건, 2022년 59건 순을 보였다. 하지만 울산시립화장장인 하늘공원에서 집계한 울산의 2023년 무연고 사망자는 189명, 2024년 104명으로 고독사 숫자와 비교하면 2~3배 차이를 보인다.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보니 예방과 관리 지원 대책이 허술할 수 밖에 없다.
무연고 사망자 증가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사회적 고립의 심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족, 친구, 지역 사회와의 관계가 끊기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지 못한채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나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봉사 활동 활성화가 요구된다. 경제적 어려움이 고독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만큼 주거 지원과 기초생활 지원 같은 사회복지 프로그램 강화도 필요해 보인다. 또한 고독사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지원하는 고독사 위험군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