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 앞에서 발표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늘 부럽게 생각한다. 평생 말하기 공부를 해왔고, 또 학생들에게 말하기를 가르쳐왔지만 정작 나는 지금도 발표할 때마다 어렵고 자신이 없다.
발표 말하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우리의 성공과 실패가 발표 말하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발표 말하기는 남들 앞에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말하기 갈래 중 하나다. 발표 말하기에는 성격에 따라 학교에서 발표하는 수업발표, 학술·연구 발표, 실적·성과발표, 보고발표, 정책발표, 면접발표 등 그 종류가 매우 많다. 이처럼 발표의 종류가 많긴 하지만 모든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표할 내용과 방법이다. 따라서 먼저 발표할 내용을 잘 준비해야 한다. 발표할 내용은 발표와 관련된 자료들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야 하고, 다음으로 그것을 취사선택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야 한다.
요즘은 시각 영상 시대라 할 정도로 시각 표현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리한 내용을 다양한 영상자료(ppt)를 잘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발표 자료는 주제에 충실하고 짜임이 졸가리가 잘 서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순서를 잘 짜야 하는 것이다. 순서는 일반적으로 내려짜기(top- down)로 하는 것이 좋다. 큰 내용에서 점차 작은 내용으로 내려가는 형식이다. 발표 목적과 결론을 먼저 말하고 그 다음 발표할 전체 순서를 간략하게 말하면 들을이가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발표 마지막에 발표 내용을 다시 간단하게 정리해주어 들을이가 발표 내용 전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통계, 자료, 앞선 연구 등으로 이유나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발표의 신뢰성과 논리성을 드높여 줄 수 있다.
발표 말하기 태도는 여느 말하기처럼 먼저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바른 자세로, 똑똑한 발음으로 말해야 한다. 말소리 크기는 들을이의 숫자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남들 앞에 서면 자기는 크게 말하는 것 같아도 남들에게는 작게 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 큰소리로 말하는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끝말은 얼버무리지 말고 ‘~다’로 분명하게 말함으로써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시선은 들을이에게 골고루 나누어 발표자에게 집중하게 하고, 몸짓, 특히 손짓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발표를 효과적이고 역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잘하는 발표는 자료를 그냥 밋밋하게 읽는 것보다 발표 자료를 완전히 자기것으로 익혀서 들을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표하기 전에 반드시 미리 여러번 연습해야 한다.
누구든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발표든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는 발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