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건립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실시설계가 끝났고 건축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3월 착공하면 늦어도 오는 2026년 12월 문을 열 계획이다.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은 국내 유일의 탄소 전문과학관이자 울산의 첫 국립 시설이다.
그런데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해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이 위치해 있는 울산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소배출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 내연기관으로 이뤄져 있는 자동차는 매일 거리에 탄소를 뿜어내고, 광활한 면적의 석유화학 공장은 기름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에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 전문과학관을 개관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역설적이다.
전문과학관은 울산대공원 옛 유류부대 부지에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건축에만 국·시비 441억900만원(울산시 절반 부담)이 투입된다. 과학관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미래 기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혁신 기술이 집약된 첨단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기부와 시는 과학관 운영비를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으며 전시기획 프로그램은 100% 국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울산은 자동차·석유화학 등이 몰려 있는, 울산의 산업구조 특성상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도시 중의 하나다. 2021년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의 탄소 배출량은 4247만t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체당 탄소 배출량은 2위였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보면 울산의 탄소저감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과학관이 중점적으로 선 보일 주제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미래기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이다. 울산시는 이 주제들을 통해 미래 친환경 도시의 비전을 직접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실제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이미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울산시는 수소도시 조성을 전국 최대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다 중구 다운동에는 탄소중립 특화연구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은 국내 최대 탄소배출 도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울산은 언제든 ‘오명’을 ‘명예’로 전환시킬 준비가 돼 있다. 울산시는 국립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건립에 더욱 속도를 내고, 시는 이를 뒷받침할 탄소중립 연구단지 조성에 행정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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