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침엽수에는 낙엽송(일본잎갈나무), 잎갈나무, 개잎갈나무, 낙우송, 메타세쿼이아 등이 있다. 길가, 공원 등 저지대에는 메타세쿼이아가 많은 데 비해 낙엽송은 산림지역에 분포하고 있어 도회지에서는 보기 어렵다. 우리 주변에서 낙엽송은 가지산 중턱과 간월산 홍류폭포 주변, 천성산 자락에 많다. 잎은 초록색으로 봄에는 짙푸른 소나무숲과 연두색 활엽수 사이에 자리 잡아 신록의 다양성을 더하고, 가을에는 노랑과 오렌지색의 단풍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낙엽송은 애초 일본에서 들여온 나무라는 이유와 늘푸른나무가 아닌 까닭에 변절자처럼 취급되어 마구 베어지는 수난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 수종은 우리나라에 1904년 처음 도입한 지 이미 120년이 지나서 침엽수 중에 6.2%를 차지하여 소나무 다음으로 많은 나무가 되었다. 빨리 성장하는 직간성(直幹性)의 교목으로 목재는 강하고 결이 세어서 갱목, 전신주, 공사장의 받침목으로 많이 쓰이다가 최근에는 재선충병 및 산불에 강해서 소나무의 대체수종으로 편백나무와 함께 선호되고 있다.

각설하고 소나무에는 송이, 참나무에는 영지와 표고가 나듯이 낙엽송에 나는 대표적인 버섯은 꽃송이버섯이지만, 이번에는 낙엽송 숲에 자라는 큰비단그물버섯(사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버섯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많이 발생하는 선황색의 그물버섯류로 갓 아래 자실층과 턱받이, 대의 모양이 아름답다. 이미 유럽, 북미,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전 세계에서 식용버섯으로 이용되는데 갓 부분의 점액질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독버섯으로 치부한 버섯도감도 있다. 그래서 동유럽에서는 갓의 껍질과 관공 부분을 제거하고 육질만 이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미리 얇게 썰어 말려두었다가 조리 직전에 다시 물에 불려 사용한다. 조림, 찌개, 국, 튀김 등을 시식해 본 한 일본인 버섯 전문가는 그 중 튀김이 가장 맛있다고 하였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