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찾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아리소 Kim’s gallery. 이달 9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현대미술건축조경 ‘기억의 정원’전이 열리고 있다.
정홍가 울산조경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건축에 홍은경 작가, 현대미술에 김원수, 이완승, 김미경, 최옥석, 허지윤, 이용헌 작가가 참여해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8명의 작가는 모두 울주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정홍가 작가가 알루미늄엣지, 수크령(벼과의 여러해살이풀), 쑥부쟁이 등을 활용해 만든 정원 ‘Time line’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전시명인 기억의 정원전에 가장 알맞는 작품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 작가는 기억의 조각들이 시간 속에서 새겨지고 사라지며 또다시 새로운 생명을 품는 과정을 정원에 담아냈다.
홍은경 작가가 공간이 기억하게 될 우리의 미래를 모델링한 ‘공간의 기억’ 작품과 김미경 작가가 지난 개인전 때 전시했던 현대미술 작품은 갤러리 정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됐다.
새들의 종알거림과 갤러리 너머의 무르익은 가을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여유와 힐링을 느끼게 했다.
갤러리 내부로 들어가자 둥근 달 모양을 한 최옥석 작가의 ‘공간력’ 작품이 반겼다. 최 작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필로 드로잉해 그렸다. 최 작가의 작품은 밤이 되면 환한 달이 돼 갤러리를 비춘다.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하는 이용헌 작가가 문 너머의 달을 통해 행복했던 시간들을 표현한 ‘EVOKE’ 작품, 버들강아지의 강한 생명력을 통해 위로를 전하는 김미경 작가의 ‘A flower on the water(comfort)’ 작품, 허지윤 작가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추억과 기억, 남겨진 흔적이 겹겹이 쌓아 표현한 ‘SPACE’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는 참여한 작가들마다 뚜렷한 개성들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이완승 작가와 김원수 작가의 작품은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다양해 오랜 시간 머물렀다.
이완승 작가의 ‘The Mass Independent/Relative’ 작품은 유리에 붙인 돌이 각자의 색을 유지하며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독립된 개체들이 완전한 일치나 완벽한 분리가 아닌 하나의 관계성을 형성한 것을 나타냈다.
김원수 작가의 ‘20231208흔적’ 작품은 플라스틱 점토를 바둑판 모양처럼 작업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김미경 아리소 Kim’s gallery 관장은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정원과 관련한 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회가 되면 조각전과 같이 하거나 갤러리 맞은편 학성이씨 근제공 고택 등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257·3120.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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