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시민과 함께하는 울산수목원을 바란다
상태바
[독자권익위원칼럼]시민과 함께하는 울산수목원을 바란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11.1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병윤 울산생명의숲 공동대표

완연한 가을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가을의 산을 찾는다. 단풍을 보며 걷고, 신불산 억새평원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기도 한다. 조금 더 깊이 숲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숲해설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울산생명의숲은 숲해설가 양성기관으로서 2001년도부터 현재까지 25기, 약 500여명의 숲해설가를 양성했다. 숲해설가들은 시민과 숲을 연결하는 안내자 이자 숲의 생태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관찰자이고, 주요 서식지를 지키는 보호자이다. 숲해설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길고 고되다. 평일과 주말을 포함해 연 197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수강료도 130만원이 필요하다. 수업을 듣는 시간 이외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홀로 또 같이 공부해야 하는 시간도 꽤 필요하다. 시험에 합격했다고 당당한 숲해설가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숲은 넓고 복잡하다. 숲해설가 양성과정의 수료는 긴 배움의 시작일 뿐이며, 좋은 숲해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숲에 관해 공부해야 한다. 이 기나긴 길을 동료, 선후배 숲해설가가 함께 걷는다.

울산생명의숲은 오래 울산의 산림교육과 환경교육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공간적 인프라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시민들을 숲으로 안내하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기관의 교육시설이 부족한 것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실습장소이다. 숲해설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이론수업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현장 실습이 필요하다. 특히 동식물과 미생물, 토양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 목적으로 구성된 지역 내 수목원이 필수적이다.

울산에는 울주군 대운산에 위치한 울산수목원이 있다. 그러나 울산수목원은 개발행위면적을 축소 신고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식개장이 지연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현재는 임시개장의 형태로 운영중이다. 작년 9월 ‘2026년 울산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울산수목원 조성사업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울산광역시는 2025년 울산수목원의 완전 개장을 목표로 하고있다.

울산수목원은 지역의 거점공간으로서 어떠한 기능을 수행해야 할까.

첫째, 울산수목원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자연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교육의 거점공간이 되어야 한다. 숲을 기반으로 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함은 물론이고,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인력 또한 수목원에서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산림교육법과 환경교육법 등 관련법에 근거해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 위기 동식물의 보존과 울산의 고유 식물종의 복원에 기여하며, 생물다양성의 유지와 증진을 위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복원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간 협력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전문가를 채용해야 한다. 셋째, 지역의 대학 및 연구소, 시민사회와 협력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시민들이 산림 생태계에 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 거점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시민의 휴양과 여가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개장을 앞둔 울산수목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울산수목원이 지역의 훌륭한 수목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대학과 연구소는 물론 국립수목원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전문가들을 포함해 500여 명의 숲해설가와 1700여 명의 울산생명의숲 회원들, 숲을 사랑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또한 울산수목원의 성공에 필수적이다. 울산수목원이 지역 산림교육의 거점공간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장병윤 울산생명의숲 공동대표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