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작은 관심이 산불재난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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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작은 관심이 산불재난을 막는다
  • 경상일보
  • 승인 2020.04.0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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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명 울산시 녹지정원국장

2019년 9월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호주 산불은 뉴사우스웨일즈주(NSW)에서 시작돼 1600㎞ 떨어진 뉴질랜드 하늘까지 붉게 물들이며 6개월 동안이나 이어지다 대한민국 국토의 1.2배에 달하는 1200만㏊의 면적이 잿더미로 만들고 올해 2월13일에서야 진화됐다. 그마저도 폭우가 내려주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 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이번 호주 산불은 그 정도를 제대로 체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참담한 피해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야생동물 사망으로 인한 생태계파괴, 막대한 경제손실 같은 지금부터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겨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4월4일에 발생한 강원도 대형산불로 1757㏊ 산림이 소실되고 사망 2명, 부상 11명, 주택과 시설물 916개소 전소, 이재민 4000여명 등 큰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 시의 경우 2013년 3월9일 발생해 280㏊의 산림 피해를 입었던 언양 상북 산불 이후 큰 피해 없이 산림을 잘 가꾸어 왔는데, 지난 3월19일 오후 1시40분경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산자락 하단부에서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대형산불로 확산되었다.

이에 시는 산불 현장에 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울산광역시장의 통합지휘 하에 산림청, 소방서, 경찰청,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밤샘 진화작업을 펼쳤다. 그 결과 다음날인 20일 오전 11시를 기해 산불진화를 완료할 수 있었고, 이후 수일 동안 잔불정리를 거쳐 산불을 완전히 진화 할 수 있었다.

산불진화를 위해 동원된 자원은 헬기 60대, 소방차 178대, 산불지휘차 6대, 산불진화차 26대와 진화인력 5600명 등으로 조기 진화를 위한 많은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었다.

덕분에 주 불길은 다음날 오전 잡혔지만, 산불 진화 과정에 투입된 우리시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망 1명, 부상 1명의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해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산림은 200ha가량 소실되었다.

우리나라의 산불대응체계는 크게 지상진화와 공중진화로 나뉜다. 지상진화는 산림부서 공무원과 산불감시원, 산불전문예방진화대, 소방대원 등으로 구성된 진화대를 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고, 공중진화는 지자체에서 임대한 임차헬기나 소방서 헬기, 산림청 헬기 등으로 하늘 위에서 소방 용수를 뿌리는 것을 말한다. 산불의 확산 정도와 피해면적에 따라 동원인력이나 유관기관의 협조 범위 등이 정해지고 산불 매뉴얼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민협조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연간 450여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우리 시의 경우 연간 10여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데, 산불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46%, 논밭두렁 등 소각 실화 17%, 주택화재 비화 등 기타원인이 37%이다.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63%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산불대응체계와 전문 인력이 확보되어도 시민들이 산불예방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산불재난을 막을 수 없다.

산불 예방은 산에서 담배 피우지 않기나 지정된 장소 외에 취사나 소각행위 하지 않기처럼 기본과 상식을 지키는 선에서 충분히 실천이 가능하다.

‘이번 한 번쯤이야…’하는 순간의 이기적인 행동이 귀한 생명과 소중한 자연자원, 막대한 재산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 모두가 좀 더 무겁게 인식했으면 한다.

생태문화 관광도시 울산에 걸맞은 선진 시민의식을 기대하며, 산불조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본다. ‘산에서는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취사행위를 하지 않는다! 산에 오를 때는 화기물을 휴대하지 않는다! 산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산에서 가까운 곳에서는 소각행위를 하지 않는다!’. 김석명 울산시 녹지정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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