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매섭다. 각 가정 마다 난방을 하기 위해 보일러 사용으로 가스소비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돌아왔다. 이러한 시기에 편리하기만 해야 할 가스로 인한 사고로 목숨을 잃는 불행이 발생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 국민들의 안전의식 향상과 함께 그동안 가스사고가 꾸준히 줄어들다가 엔드 코로나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고 중에서도 인명피해율이 가장 높은 것이 화학 분자식으로는 CO라고 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의 인명피해율은 사고 1건당 평균 2명이 사망할 만큼 위험성이 높은 사고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의 세부 원인으로는 첫 번째, 가스보일러 배기가스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이다. 사고 발생 흐름을 살펴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보일러에서는 연료가스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되어 가스가 연소되면서 배기가스가 배출되는데, 이 배기가스 중에는 이산화탄소, 수증기와 함께 일산화탄소도 같이 배출이 된다. 그런데 이 일산화탄소가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가스이기 때문에 사람이 일정량 이상 흡입하면 사망까지 이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가정용 가스렌지와 같은 소형 연소기는 가스소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그냥 사람이 거주하는 실내로 배출되는 개방식 연소기 형식이지만, 보일러는 가스렌지 보다도 가스소비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 설치할 때 반드시 배기통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반밀폐식 또는 밀폐식의 연소기이다. 이는 배기가스가 실외로만 원활하게 배출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보일러 설치는 가스시설 시공업이라는 전문건설업에 등록된 사람만 설치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과거의 연탄가스 사고를 연상하면 된다. 주로 환기가 불량한 장소에 보일러를 설치하여 사용하다가 발생하기도 하고, 보일러 배기통 연결부의 이탈이나 급배기구 막힘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노후된 배기통이나 공동배기구의 크랙으로 인해 갈라진 벽의 틈새로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어 사고가 발생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주택 사용자가 임의로 실내 확장공사를 하면서 보일러 배기통을 실내에 그대로 두는 바람에 배기가스가 실내로 배출되어 사고로 이어진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사고들이 모두 배기가스가 바깥으로 제대로 배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는 보일러 배기통 연결부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배기가스가 바깥으로 잘 배출되는 구조인지를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야외에서 캠핑하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추운 시기에 텐트나 캠핑카에서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가스난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텐트나 차량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출입문 지퍼와 환기창을 완전히 닫은 상태로 가스연소기로 난방을 하게 되면 산소가 소모되면서 밀폐된 공간의 산소 농도가 계속 낮아지게 된다.
이로 인한 불완전연소로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고 사람이 흡입하게 되면서 사망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이러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니 텐트나 차량과 같이 좁고 밀폐된 곳에서는 휴대용 가스렌지, 가스등, 가스난방기와 같은 가스연소기를 사용해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 모두 안전의식을 조금만 더 갖추고 주의를 기울여 가족의 행복과 안전을 잘 지켜 나가시기를 기대한다.
곽찬호 한국가스안전공사 울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