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활쏘기 역사, 무용총 이전 반구천 암각화로 거슬러 올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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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활쏘기 역사, 무용총 이전 반구천 암각화로 거슬러 올라가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11.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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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도(활쏘기) 역사 고증을 위한 학술대회’가 지난 23일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는 지난 5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울산 활쏘기(국궁) 활성화 방안 연구’와 관련한 학술대회로, 울산시, 울산연구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대한궁도협회, 울산시체육회, 울산궁도협회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대목은 반구천 암각화의 활쏘기 그림이 우리나라 최초의 수렵도인 ‘무용총’ 그림보다 5000년이나 앞섰다는 사실이었다. 무용총은 중국 지린성 지안현 통구에 있는 고구려 고분으로 내부의 오른쪽 벽에 수렵도가 그려져 있다. 고구려 무사들의 사냥 광경을 아무 기교 없이 표현한 것이다. 두 마리 사슴을 반대 방향으로 달리며 돌아서서 활을 쏘는 모습 등은 교과서에도 잘 나와 있다. 이 그림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활쏘기 장면으로 1500년 전쯤에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반구천 암각화는 이보다 5000여년이나 앞선 7000여년 전의 선사시대 유물이다. 암각화에는 사람, 고래, 사슴, 호랑이, 멧돼지 등 200여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이 중 암각화 오른쪽에는 손에 활을 들고 노루, 늑대, 사슴 등 동물 3마리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보다 크기는 작지만 활을 당겨 만지작거리는 듯한 사람도 보인다. 모두가 활을 쏘는 사냥꾼들의 모습을 담은 것들이다.

나영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날 발표문에서 “반구천 암각화의 활쏘기 장면은 우리나라 스포츠문화의 최초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반구천 암각화 수렵도는 무용총 수렵도 보다 더 앞에 배치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반구천 암각화가 활의 시원임을 국내외에 알리고, 울산을 궁도의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울산시와 대한궁도협회는 지난 4월25일 김두겸 울산시장과 대한궁도협회 김창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궁도(활쏘기)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협약에는 (가칭)대한민국 궁도센터의 울산 건립 지원과 대한궁도협회의 울산 이전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울산시와 궁도협회가 활쏘기 장면을 토대로 우리나라 궁도의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나 교수의 주장대로 활쏘기의 시원이 무용총이 아니라 반구천 암각화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급할 것은 없지만 꾸준히 이 주장을 펼쳐야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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