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찾은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 단위부터 청년, 중장년층 등 2024 울산문화박람회를 찾은 연령대가 다양했다. 울산문화박람회는 지난해보다 커진 전시장과 부스 규모, 확충된 휴게공간과 먹거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했다.
예술공장 성남에 소속된 청년 작가 9명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꾸민 아치형 방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참여 작가인 노상훈 작가의 북콘서트 등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울주문화재단이 비둘기호 열차와 옛 남창역의 모습을 복원한 특별 전시관은 역장으로 분한 울주문화재단 직원들과 제공되는 사이다와 계란 등으로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청년들과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바로 옆 레이싱장 모습으로 꾸며진 북구문화관은 북구의 대표 축제인 울산쇠부리축제를 연상시키는, 아이들이 원하는 영어를 망치로 두드려 새겨넣는 가죽키링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통혼례 체험, 제기 만들기 및 차기, 활쏘기, 투호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관은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온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러 사연들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부부가 전통문화관에서 결혼식 사진을 촬영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손진근 성균관 유도회 울주군지부장은 “지난해에는 부스로 참여만 하고 올해 처음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중장년층에게는 그리운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이야기로만 전해들었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컴퓨터, 핸드폰 게임만 하던 아이들이 한복을 입는 순간 행동이 양반처럼 변하곤 한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울산 출신의 SF 소설가인 김초엽 작가와 협업해 개발한 문화도시 울산 대표 캐릭터인 해몽, 모래, 고요는 울산문화박람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행사장 입구에 있는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에 아이들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이외에도 소금과 관련한 돋질염부 삼철아재 전시, 울산젊은사진가협회 회원들이 같은 날(9월28) 울산을 배경으로 찍은 작품들을 전시한 부스, 문화예술기획단체 비모어가 인공지능으로 개발한 웹플랫폼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울산문화박람회 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혜림(44·북구)씨는 “지난해에는 어수선했는데 올해는 정돈된 느낌이다. 울산의 문화를 전반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며 “다만 사전 예매, 스탬프 찍기 등 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최병권 울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내년에는 ‘도약’을 모티브로 또다른 새로움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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