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2개의 광역 고속(준)철도망이 잇따라 개통된다. 내달 21일부터 부전-청량리 구간에 시속 250㎞ 급의 준고속 열차인 KTX-이음이 개통되고, 새해 1월부터는 동해축(부전~강릉)이 개통돼 ‘동해안 철도시대’가 열린다. 이에 따라 청량리역에서 태화강역까지 거리는 최대 2시간40분, 삼척역에서 태화강역까지는 2시간 이내로 각각 단축된다.
울산은 이로써 기존 KTX 경부선을 포함해 3개 광역 고속철도망을 구축한 도시가 됐다. 수도권은 물론 경상도와 강원도 전역이 1일 생활권에 들면서 이들 지역과의 지리적 거리 단축은 물론 사회·문화·경제적 교류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울산시는 태화강을 기점으로 하는 관광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화강역 내 관광안내센터를 확장·정비해 내방객 편의를 높이고 태화강 국가 정원, 대왕암공원, 간절곶 등 주요 관광지와의 연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태화강역을 종점으로 하는 시티투어버스를 활성화하는 등 차별화된 관광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역 고속철도가 경유하는 지자체들도 새로운 관광객 유치 전략 짜기에 분주하다. 광역 철도망의 최종 종착지인 부산시는 도심 관광, 미식 관광, 야간 관광 등 3대 콘텐츠를 활용해 강원, 경북 지역 등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선다. 포항시는 해양레포츠 체험 및 산업 탐방 등 테마여행 상품을, 울진군은 ‘1만3000원으로 즐기는 울진 철도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울산이 이런 노력만으로 부산, 경주, 포항, 강릉 등 인접 도시와의 관광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울산은 인접 도시와의 광역 교통망 개통시 관광객 순유입보다는 순유출 피해가 더 많은 지역이다. 울산시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울산 시민 전체 소비 금액 가운데 20%가량은 울산 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역 고속철도 개통은 울산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자본과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서울, 부산 등 주요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향상되면 인구 유입보다 청년층 등을 중심으로 유출 가능성이 더 커진다.
울산시와 지자체는 이런 걱정이 기우에 그치도록 공격적인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광역 교통망 개통의 효과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귀착되어야 한다. 혹여나 지역 인구와 자본이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경각심을 갖고 대응 방안을 재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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