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이대로 살면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자주 이런 질문을 한다.
만약 현재의 모습을 근거로 미래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다면 현재를 변화시키거나 발전시킬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72년간 이뤄진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Study of Adult Development) 종단연구가 있다. 이 종단연구의 데이터는 현재 흔하게 회자되는 ‘행복의 조건’을 밝혔다. 이 연구 이후 종단연구는 변화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연구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 자녀(학생)가 지금처럼 생활하면 어떤 진로로 가게 될까? 학부모나 교사라면 수도 없이 했을 질문이다.
그러나 울산에는 자녀(학생)의 상태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변화·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많지 않다.
울산교육청은 올해부터 관내 전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울산교육종단연구를 시작한다. 이로써 울산에서도 양질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교 패널까지 참여하는 2026년까지 총 7만2000여 명이 조사 대상이 된다. 종단연구는 기존 횡단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연구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일어나는 학생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고 장기적인 데이터 구축을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연구다.
교육종단연구는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교육종단데이터를 확보한 곳은 많지 않다. 조사 설계부터 종단연구에 부합하지 않은 곳도 있고, 패널(대상자) 관리를 잘못한 곳도 있으며, 실시 중에 중단한 곳도 있다. 너무 정책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데이터가 일반적인 데이터로 활용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울산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4~5년간 국책연구기관과 전국의 종단연구 사례를 조사하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이에 ‘울산교육종단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 최초의 ‘전수 조사’라는 점이다. 조사 기간이 10년이라는 점과, 3개 패널을 운영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국에서 10년 종단연구를 수행했거나 진행 중인 시도는 서울, 경기, 대구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울산 규모에서 10년이라는 장기 추적 조사는 대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사 패널을 초, 중, 고 3개 패널로 구분화하고 고등학교 3학년까지 진행하는 지역도 드물다. 따라서 울산교육종단연구는 타시도와 비교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교육종단연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하다.
울산종단연구는 학생 패널을 중심으로 보호자(학부모)는 하나의 변인으로 구조화되고, 지도하는 교사, 학교 관리자, 학교를 대상으로 함께 조사함으로써 학교 교육과정의 성과 및 교육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고, 학생 맞춤형 학습 활동을 지원하는 교육정책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좋은 울산교육종단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조사 대상자(패널)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 통계법 등에 따라 패널의 신상 정보를 얻거나 설문 참여를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모든 과정은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므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아마 울산교육종단연구가 앞으로의 울산교육 10년, 10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울산의 상황에서 울산 학생 한명 한명은 소중하다. 그들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역량을 개발하는 일이 더 없이 중요한 일이다. 울산교육종단연구 데이터는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워주는 초석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호중 울산시교육청 울산교육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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