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울산시는 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2024년 울산교통포럼’을 개최하고 울산 최고의 상징물 ‘공업탑’의 이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는 시민, 시의회, 경찰, 학계, 유관기관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논의는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로 인해 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이 불가피해진데서 비롯됐다.
공업탑은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4월 건립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울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목표인구 50만명을 상징하는 5개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높이 25m)이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는 형태로 서 있다. 공업탑이 건립됐을 때만 해도 공업탑 일대의 도시계획상 명칭은 ‘6호 광장’이었다. 1962년 ‘울산특정공업지구 지정’을 발판 삼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 6호 광장에 자신의 최대 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업탑을 세웠다. 이 곳에는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하문, 울산공업센터 지정 선언문, 기념탑 건립취지문 등 3개의 비문이 새겨져 있다.
이날 포럼에서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은 공업탑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더 많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업탑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만지는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전 장소로는 울산대공원, 울산박물관, 태화강역광장 등이 언급됐다.
울산에는 현재 울산을 대변하는 제대로 된 상징물이 없는 실정이다. 남산타워 등 최고 높이의 상징물을 세우자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오히려 흉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며 반대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공업탑 이전 논의가 시작된 것은 울산의 새 상징물 건립에 새로운 인식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업탑은 지난 57년 동안 한 자리에서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성을 그대로 표출해주었고, 나아가 이전이 현실화된 후에는 세계적인 산업도시의 표본으로 각인될 것이 확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공업탑의 이전 문제는 섣불리 접근하지 말고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며, 가능하다면 공업탑 이전 논의 기구를 별도로 만들어 깊이 있는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이전 장소, 탑 규모, 이전 기술, 탑의 현대화 및 업그레이드, 탑의 첨단화 등까지 하나 하나를 검토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울산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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