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 강좌와 함께 나만의 가을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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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 강좌와 함께 나만의 가을 즐겨
  • 경상일보
  • 승인 2024.12.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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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양옥 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 명화이야기 1기 수강생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언제 찾아왔는지도 모르게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낭만의 계절을 느껴보지도 못할 정도로 짧았지만, 나의 가을은 어느 해보다 즐거웠다. 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와 함께 나만의 가을을 즐겼기 때문이다.

남구청에서 가을맞이 문화행사로 명화 이야기와 더 클래식이란 각각의 타이틀로 지난 10월1일 첫 강의를 시작해 마지막 강의까지 각각 9회차의 강좌가 이어졌다.

미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남구민과 울산 시민이 참여했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던 알찬 시간이었다.

구청장도 바쁜 일정으로 끝까지 함께 듣고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강좌의 구성과 구민을 위한 애정을 한껏 표했다.

내로라하는 유명 도슨트들의 찰진 설명에 90분의 시간은 홀린 듯이 지나갔다. 명화의 전체 강좌는 절친인 듯 아닌 듯한 고갱과 고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우디에서 끝이 났다.

그 시간 동안 미술의 역사와 그 속에 숨겨진 사건과 이름난 작가들의 굴곡진 생애와 포기하지 않는 집념, 그리고 그 속에서 탄생한 유명 작품들과 점점 가까워져 갔다. 특히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다빈치로 대변되는 르네상스를 보고 들으며 그들의 그림에 숨겨진 이야기와 열정을 만났던 시간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악성이라 불리는 베토벤으로 시작해서 비발디까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던 클래식은 강좌마다 작가의 음악을 맛보기로 들을 수 있었고, 자동차 후진 멜로디와 통화대기음처럼 우리 귀에 익숙한 많은 곡의 탄생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결혼행진곡과 축혼 행진곡의 이면에 바그너와 멘델스존의 숨겨진 비화와 작가들의 연애사는 수강생들의 몰입을 끌어내기에 충분했고, 음악가들의 치열한 경쟁과 갈등,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 덕분에 우리의 귀가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 두 강좌를 들으면서 모든 것에 있어서 노력은 필요하지만, 강좌를 통해 만난 예술가들은 천재라는 단어를 빼놓고 말할 수 없는 미술과 음악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마지막 강좌가 있던 날 남구청에서 첫 기수의 수강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까지 선물했다. 수강생들이 자리에 앉을 때마다 빨간 장미가 그들을 반겼고 정갈하게 포장된 아기자기한 간식도 뜻밖이었다. 게다가 수료식 후 짧았지만 9강의 수료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구립합창단과 구립교향악단의 기념 공연도 있었다. 늦은 시간에도 격려차 연주해 주신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주최 측의 세심함은 강좌 때마다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강좌 주제에 맞는 장식을 미리 해두는 감각이 돋보였다. 예를 들면 르네상스를 이야기하던 날엔 ‘모나리자’와 ‘천지창조’ 그리고 ‘아테네 학당’의 그림이 무대 중앙에 세팅되어 있었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와 정성이 느껴져서 2기수의 강좌가 미리 걱정되는 맘이 들 정도였다.

올해 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 강좌를 들으면서 가을을 보냈다. 깊어진 가을의 끝자락에서 눈과 귀가 행복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니 미술작품과 클래식을 넘어 다른 예술 장르를 대하는 시선도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실제로도 시간을 쪼개어 박물관 나들이도 하고 지나쳤던 작품들과 침묵의 대화를 나누었던 나를 만나기도 했다.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게 만드는 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힘을 보여준 강좌가 아니었나 싶다. 끝으로 준비하는 과정에 수고가 많았을 관계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이미 입소문을 탄 문화아뜰리에 강좌지만 널리 홍보가 되어 내년에는 더 많은 구민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넌지시 전달해 본다.

오양옥 행복남구 문화아뜰리에 명화이야기 1기 수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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