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2월3일 한국 대통령은 늦은 밤 ‘비상계엄’을 발표했고, 계엄군은 국회에 난입했으며 선거관리위원회를 점령했다. 시작부터 불법이었고 포고문은 위헌적이었다. 영국 BBC는 ‘스캔들에 휩싸였다 계엄령까지 선포한 한국 대통령’이라는 제목과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건, …검찰 기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의 필사적인 국회의사당 사수 노력과 맨손으로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의 용기 그리고 참군인들의 지혜로운 대처 등으로 인해 한국사회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자칫 잘못 사상자가 났다면 나라가 45년 전으로 후퇴할 뻔했다. 하늘에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불법 쿠데타의 여파는 정치, 외교, 경제면에서 이제 시작됐다. 자칭 대한민국 제1 영업사원은 주식과 환율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했고, 국민의힘 제1호 당원의 행동은 지지율에서 당의 존립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급할수록 국민 입장에서 근본적 사태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단기간 대선후보가 되어 승리를 거머쥔 그가 왜 이렇게 비참하게 몰락했을까? 일단 그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반대의 길을 걸었다. 국가의 성공과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안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해온 것이다.
논점 7가지 항목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에서 가져왔다.
첫째, 코비는 성공하기 위해서 ‘주도적’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서른번 이상 외쳤지만 정작 무엇을 하겠다는 국정 어젠더와 로드맵이 없었고, 막강 권한을 외부 정적 제거와 당내 실력자 제거에 진력했다.
둘째,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는 습관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목표와 비전은 45년 전 전두환 시대의 그것에 머무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을 이념으로 편가르고, 측근을 철저히 상명하복하는 사람들과 예스맨으로 채웠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만에 찬 의대정원 독단결정은 오히려 여당의 선거를 앞장서서 망쳐버렸다.
셋째, 코비는 ‘중요한 것을 먼저’ 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말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책임회피와 여사 관련 급한 일을 먼저 하다보니, 늘 때를 놓치기 일쑤였다. 그의 눈에는 나라와 국민보다 여사와 측근이 먼저이고 더 중요했다.
넷째, ‘윈-윈을 생각’하는 습관이다. 그러나 그는 상대를 패배시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상호협력과 존중의 모습은 거의 없었다. 약자에게는 위압과 격노를 표했고, 강대국에게는 굴종과 흔쾌한 양보를 반복했다.
다섯번째, 성공 습관은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에 나를 이해시키라’이다. 그러나 그에게 경청과 이해는 바랄 수가 없었다. 의료분야든 군사분야든 각 부처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고 내가 다 안다는 태도로 회의시간 대부분을 자신의 말로 채웠다. 장차관을 포함한 모든 참모는 입을 닫았다. 중요한 일은 해결되지 않고 더욱 꼬였다.
여섯번째, 성공 습관은 ‘시너지를 내라’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으면 누구든 적으로 간주하는 습관이 몸에 배였다. 갈등관계에 있는 북한뿐 아니라 야당과 심지어는 자기가 세운 당대표와도 상호 이해와 공존은 없었다. 오직 굴복만을 요구했다. 늘 갈등이 생겨났고 비정상이 일상화되었다.
일곱 번째, 습관은 ‘끊임없이 쇄신하라’이다. 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속적인 자기관리와 피드백을 하라는 뜻이다. 과도한 음주로 자신의 신체를 망가뜨렸고, 멘토들에게 정신적 양식과 피드백을 추구하지 않았다.
결국 윤 대통령은 자해와 자폭을 반복하다가 퇴진이냐 탄핵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한규만 울산대 명예교수 영어영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