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부터 내년 5월11일까지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My Dear 피노키오展’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찾은 현대예술관 미술관. ‘My Dear 피노키오展’은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는 피노키오가 그동안 앤서니 브라운, 민경아 등 국내외 거장들의 손에 의해 어떻게 재탄생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전시는 1883년 카를로 콜로디 작가가 어린이 신문에 발표한 ‘피노키오의 모험’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출판된 수많은 피노키오 책들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를 통해 오랫동안 어린이들에게 정직함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이야기로 사랑받았음을 알게 했다.
처음에는 흑백으로 발표된 피노키오 작품이 시대가 흐르면서 색깔이 생기고, 또 기술의 발전으로 미디어아트, AI와 접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동자동휘 작가가 피노키오를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과, 가까이 다가가면 얼굴에 피노키오 코가 생기는 조민서 작가의 조형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작품은 기술의 발전을 잘 보여줬다.
분명 피노키오라는 하나의 작품에 영감을 받았는데 작가들마다 피노키오를 다르게 그린 것도 전시를 풍성하게 했다.
루카 카이미 작가는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인간 캐릭터들을 바닷속 생물로 탈바꿈시켜 온전히 자연환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재창조했다. 소리현 작가는 베개, 쿠션 등 푹신한 소재로 자신만의 피노키오를 구현했다.
피노키오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조민서 작가는 현시대에서 겪는 무차별적인 정보와 그로 인한 낮은 신뢰도에서 오는 혼란과 시야의 혼탁함을 피노키오가 겪는 여정 속에 녹여냈고, 민경아 작가는 피노키오 코만큼 솔직한 코가 없다며 모든 인간이 피노키오의 코를 갖고 있다면 우리 모두 길게 자라난 코를 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피노키오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어 아이들이 쉽게 전시에 다가갈 수도 있었다.
주서영(28·남구)씨는 “피노키오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예전에는 피노키오의 코를 거짓의 상징으로만 바라봤다면 지금에 와서는 피노키오의 코만큼 솔직한 코가 없다고 표현하는 시각의 변화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