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어지럽다. 중앙정치는 이전투구의 개싸움판이 된지 오래다. 대통령 직무대행이 탄핵되고 직무대행의 직무대행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이 와중에 제주항공 참사까지 발생해 소용돌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해 을사년(乙巳年)은 초장부터 정말 을씨년스럽다. 정국은 오리무중이고, 내각은 파탄 직전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된 당시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이 떠오를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울산은 전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더 나은 울산’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굳건히 내딛어야 한다. 부진즉퇴(不進則退), 나아가지 못하면 물러난다는 공자의 말씀을 지금 되뇌어야 한다. 나라가 시끄러울수록 더 힘차게 배를 항행해야 할 것이다.
울산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 전국 개인소득 등에서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가 됐다. 그럼에도 울산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도시다.
우선 울산은 지역경제 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 이차전지, AI 등 다양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퇴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울산과 어깨를 견주는 다른 도시들의 발전을 우리는 항상 의식하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열악한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새로운 교통체계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뒤처진 교통시스템을 갖고 있다. KTX-이음의 태화강역 정차로 지역 교통체계가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북울산역, 남창역 정차를 이뤄내지 못하면 반쪽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 정상 추진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1호선을 제대로 놓아야 2·3·4호선의 돌다리를 건널 수 있다.
문화도시를 향한 발걸음도 결코 늦춰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울산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오랫동안 들어왔다. 그만큼 시민들은 문화예술에 목말라 했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 등 ‘꿈의 도시 울산’을 향한 행보에 머뭇거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2024년 시정을 두고 ‘미래 100년을 여는 도시 발전의 역량을 높인 1년’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울산이 직면한 도전은 곳곳에 벽처럼 서 있다. 민선 8기 전반기가 일을 벌여놓은 시기였다면 후반기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결실을 거두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
중앙정치가 어지럽지만 울산은 울산대로 할일이 많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차분하게 울산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흔들림 없이 시민만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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