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의 울산공항, 활주로·조류 등 안전성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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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기의 울산공항, 활주로·조류 등 안전성 확보 시급
  • 경상일보
  • 승인 2025.01.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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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울산공항의 안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무안공항과 마찬가지로 울산공항 역시 짧은 활주로와 조류 충돌 위험 등 여러 가지 취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2km로 국내 공항 중 가장 짧다. 중형기 이착륙은 아예 불가능하다. 개항 55년이 지나면서 관제시설이 노후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항이 태화강 대숲과 삼호 대숲 등 철새들의 이동 경로상에 위치해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는 올해 울산공업축제 기간 울산공항에 국제선 부정기 노선 취항을 추진 중이다. 침체된 공항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나, 공항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울산시와 공항공사 등은 국제선 취항에 앞서 활주로 연장, 급유시설, 조류 충돌 방지 등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울산공항의 항구적인 존속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된 상태다. 시가 그동안 수차례 활주로 연장(최대 500m최대)을 통한 국제공항 전환 방안을 모색했으나, 투입 비용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이유로 연장방안을 접었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는 180석 규모의 중소형기로, 중소형 규모의 국제선 취항은 가능하다.

그러나 무안공항 사고처럼 비상사태시 동체 착륙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다. 울산공항의 활주로 끝에 위치한 로컬라이저의 안전거리는 90m로 무안공항보다도 35m 짧다.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에는 훈련용 경비행기 한대가 울산공항에 추락한 적도 있다.

조류충돌 사고 방지 대책 역시 시급하다. 한국공항공사 자료를 보면 울산공항에선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12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는데, 이는 국내 14개 공항 중 네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그런데도 조류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카메라 시설 설치 없이 전담 인력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고정식 주유시설 설치 등 시설 현대화도 시급한 과제다. 시는 지난해 5월 공항활성화 방안으로 고정식 주유장 설치 등을 국토부에 건의했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울산공항을 구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시와 정부는 공항 안전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자세로는 부산 가덕도와 대구·경북 신공항 사이에 낀 ‘냄비 속 개구리’와 같은 숙명을 맞이할 가능성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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