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재선충병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비 59억원이 추가로 확보됐다. 감염목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는데 예산은 쥐꼬리만 해 방제대책이 겉돌고 있는 와중에 이번 배정된 국비 59억원은 단비나 마찬가지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이번 예산 확보를 계기로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재선충병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려야 할 것이다.
애초 시는 올해 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국비 56억원, 시비 22억원, 울주군 자체 예산 132억원 등 총 210억원을 편성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에 국비 59억원을 추가 확보하고, 그에 따른 지방비 매칭으로 시비 59억원도 추가 편성됐다. 결국 총 118억원이 추가됨에 따라 전체 방제 예산은 328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재선충병 확산 저지는 단체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선충은 단체장이 잠시 예산확보를 게을리 하는 사이에 역습한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산림청장이 울산지역의 재선충병 방제 현장을 점검한 자리에서 국비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김두겸 시장을 비롯한 울산시와 울주군 관계 공무원들은 방제 전략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
재선충과 매개충은 매년 10월이 되면 고사목에서 움직이지 않고 겨울을 난다. 이 때 벌목해 약품 처리 후 포장재로 덮어 훈증 처리를 하거나 파쇄해야 한다. 이 작업을 4월까지 마치지 못하면 고사목에 웅크리고 있던 재선충과 매개충이 깨어나면서 급속도로 번지게 된다. 방제 시기를 놓쳐 5월에 매개충이 우화하고 나면 주변은 초토화된다.
울산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약 37만 그루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선충병은 앞산 뒷산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소나무를 궤멸시킨다. 울산의 가장 큰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알프스도 이미 재선충이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다. 석남사, 통도사 송림 등 울산과 인근 대규모 사찰도 언제 재선충이 날아들지 알 수 없다.
시는 재선충병 확산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피해 확산 예상지 위주의 집중 방제, 주거지 주변과 도로변 위험목 우선 방제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나무를 대체할 수종갱신 등의 대책도 함께 수립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방제와 베어내기 등을 되풀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울산시는 감염이 심한 지역에 대한 수종갱신을 적극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지주와의 협의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