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과 하천의 주인은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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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과 하천의 주인은 자연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1.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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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윤 울산생명의 숲 공동대표

태화강, 회야강, 동천, 외황강 등 울산 도심 내 하천 개발 계획은 환경적 시공을 원한다.

태화강 여기저기 많은 개발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다. 태화강 가로지르는 강 위에 3500명이 들어갈 세계적 공연장을 세우겠다는 시장의 공약은 국제정원박람회장 인근인 삼산쓰레기매립장에 짓겠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변경자체를 환영한다. 국가하천 태화강 위로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한 행정절차가 힘들고 태화강 가운데 있어 새들이나 물고기 등 생태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고려되었다고 본다.

어릴 적 태화강 모래밭에서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았던 추억이 있는 곳이었는데 인구가 늘어나면 생활하수로 인해 물고기가 죽어나고 새들도 떠났었다. 하지만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서 강은 맑아졌고 물고기가 돌아왔다. 새들도 많아졌다는 사실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강 위에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선다면 새들이 날면서 부딪히게 되고 큰 비가 내리면 홍수 걱정도 해야 할 처지가 된다.

태화강을 가로지를 개발 계획은 오페라 하우스 뿐만이 아니다. 몇 개의 다리 건설이 계획 중이다. 다리가 놓이게 되면 교통은 다소간에 나아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24시간 계속 생활해야 하는 새나 물고기, 야생동물의 생활을 크게 위협받게 된다. 교량이 들어설 곳은 태화강 하구로 동천과 태화강 만나는 바로 위쪽 지점으로 제2명촌교가 건립될 예정이다. 새들이 가장 많이 앉아 쉬는 곳이다. 모래등에서 쉬기에 적합한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곳은 중구 다운동과 굴화를 잇는 다리다. 중구 다운동, 척과 택지가 조성되면서 고속도로 방향으로 나오기 위해 건설하는 다리다. 이곳 또한 새들이 많이 와 있는 곳이다. 삼호섬 뒤쪽에는 물웅덩이와 하중도 근처에서 먹이 활동하는 오리류나 백로들이 늘 있는 자리이다. 국립산재병원과 아파트단지 불빛과 교량 소음은 야생동물이 살기 힘든 조건이 된다.

그리고 텃파기 공사 중인 태화루 인근 스카이워크도 태화강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공사로 생각된다. 강 앞으로 나온 스카이워크로 사람들이 나오게 되면 태화루 앞에서 먹이활동 하던 수달이나 겨울, 여름 철새들이 다른 강으로 갈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스카이워크로 인한 태화루와 강변 숲의 경관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요사이 퓨전이 유행한다고는 하지만 불국사 안에 유리온실을 크게 만들어 놓고서 귀한 꽃구경하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한다. 전통적인 기와를 올리고 강 절벽에 모감주나무 꽃들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 옆에 스카이워크는 보조화의 구조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백지화를 선언하고 다른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태화강뿐 아니라, 동천강은 경주 남산에서 시작된 모래들이 내려와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는 하천이다. 모래가 많이 쌓인다고 준설에 대한 유혹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차바 태풍 때 준설하면서 태화강 하구 바지락이 없어졌다고 한다. 준설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

한편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회야강이 국가하천이 되었다. 회야강 주변 논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계속 들어서고 있다. 그러면서 점차 자연성을 잃어가고 있다. 수천, 수백년을 이어온 이 하천과 강, 자연을 십수년 우리대에서 다 개발하고 판단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후세에도 기회를 주자. 또한, 더 넓은 들판과 그 사이로 흐르는 강물과 그 속에서 뛰어 다니는 야생동물이 있을 때 진정한 생태도시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장병윤 울산생명의 숲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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