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최상목 권한대행은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분담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무상교육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며 “입법 과정에서 더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국가 비용 분담 3년 연장 및 분담 비율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대안이 제시됐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교육 국비 추가 지원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정된 재원 여건 속에서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 운용을 위해서는 지방 교육재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가 과도하게 추가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 운용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천 교육감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와 교육재정 안정화를 요구하는 교육계 전체의 간절한 요청을 외면한 잘못된 권한 행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거부권 행사는 교육의 국가 책임에 대한 거부권 행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교육 재정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늘봄학교, 고교학점제, AI 디지털교과서, 유보통합 등 정부가 책임져야 할 역점 사업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방교육 재정에 떠넘기고 있다”며 “교육에 대한 적정한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모든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상교육에 대한 국가 지원은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적 문제도 아니다”며 “최 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이제 국회의 결정만 남았다.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는 국회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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