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낮 12시께 울산 태화강역. 동해선을 이용하기 위한 시민들이 1회용 발매·교통카드 충전기 앞에 줄 서 있다. 몇몇 시민들은 1회용 승차권을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급하게 지갑을 뒤지거나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학생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 친구와의 약속을 연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20대 A씨는 “역사를 뒤졌지만, 현금인출기를 한 대도 찾을 수 없었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도보로 10분 이상 나가야 현금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며 “후불 교통카드를 여러 개 들고 다니다가 중복결제로 곤욕을 치른 뒤 하나만 남기고 모두 없앴는데, 하필 오늘 안 가지고 왔다가 약속에 늦게 됐다”고 토로했다.
현재 동해선 광역전철을 포함한 대다수 지하철은 탑승 시 후불 기능이 있는 체크·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1회용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후불 교통카드를 소지하지 않을 경우 현금으로만 1회용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에 이용자들은 현금 사용이 거의 없는 캐시리스 시대에, 시대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후진 행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지하철 이용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최근 인천공항 공항철도는 전국 지하철 최초로 1회용 교통카드를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순차적으로 승차권 발매기를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1회용 교통카드 자체가 선후불 교통카드가 없는 현금 사용자를 위해 만든 것”이라며 “현금 미소지자를 위해 차후 태화강역과 북울산역에도 1회용 승차권 발매기에 카드 결제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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