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울산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씨는 자신을 카드 배송원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씨가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자 상대방은 “명의도용 피해가 우려된다”며 카드회사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상대방이 알려준 전화번호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는 번호였다. 결국 A씨는 경찰, 검사,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사람들과 통화하면서 총 8900만원을 빼앗겼다.
#울산에 사는 60대 남성 B씨는 지난 21일 “카드가 발급됐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새 휴대폰 개통이 필요하다”는 금웅감독원 및 검찰 사칭 전화를 받고, 휴대폰 대리점으로 향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B씨의 자녀가 보이스피싱이 우려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관내 금융기관 수색과 동시에 B씨의 자녀를 통해 B씨의 계좌를 지급 정지시켰다.
울산에서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지난해 9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울산경찰청이 피싱범죄 예방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에서 발생한 피싱범죄 피해액은 총 182억3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51.5%인 93억9000만원이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이었다.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인 평균 4307만원으로 대출사기형(2430만원), 메신저피싱(386만원), 몸캠피싱(535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경찰은 최근 들어 카드 배송을 가장한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이 퍼지고 있고, 그 중에서도 60대 이상 여성 피해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경찰은 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수법 등 피싱범죄 예방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노인회, 여성단체, 중·고등학생 등에게 대면 교육하고, 홍보 영상을 지자체·기업들과 협업해 집중적으로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타인으로부터 앱을 설치하라는 요청과 관련된 인터넷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전송받으면 이에 따르지 말고 반드시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범행 수법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