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캐나다산 수입 제품에 10~25%, 멕시코산 수입품에는 25%의 관세를 물리고 중국산 제품엔 10%의 관세가 추가 부과된다. 해당 국가는 보복관세 부과 등 맞대응에 나서며 글로벌 무역전쟁 확산 우려도 커졌다. 자유무역의 시대가 종식되고 본격적인 보호무역시대가 도래했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린 셈이다.
이 여파로 4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관세전쟁 우려의 충격파가 덮쳤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는 관세전쟁 충격에 3% 가량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에 급등했다. 사전에 관세전쟁이 예고됐지만, 실제로 관세전쟁에 돌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충격이 더 컸다. 향후 글로벌 경제에 무역은 물론 공급망 재편, 투자와 소비, 물가와 금융시장 등 지구촌 경제 전반에 걸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는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다. 트럼프의 예고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해도 자동차 반도체 등 대미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또 중국의 보복 관세로 대중 수출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시계제로인 한국경제가 관세전쟁에 발목이 잡힐 판이다. 해외 투자은행(IB)이나 전문기관들은 최근 거푸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단선을 1.1~1.2%까지 내려 잡은바 있다.
무역도시 울산 경제도 관세전쟁의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에 타격이 우려된다. 지난해 울산의 총 수출액 중 대미 수출비중은 26.6%에 달했다. 특히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폭탄을 부과하면 현지공장을 운영중인 현대차와 차 부품 업체들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정부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다가오는 거대한 무역폭풍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수출 기업들은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리스크 관리 등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울산의 경우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서비스 산업 육성 등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 주체 모두 폭풍우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생존전략을 모색해 나가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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