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울산경제 톱니바퀴 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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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울산경제 톱니바퀴 회복돼야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0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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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혜 정치경제부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울산지역 소상공인의 채무 변제력이 약해지고, 채무 상황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신용보증재단에서 발생한 보증사고는 3344건으로 엔데믹 직후인 2023년 3167건보다 5.6%(177건) 늘었다. 사고 금액도 2023년 457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480억4000만원으로 22억9000만원(5.0%) 증가했다.

사고율은 2023년 4.49%에서 2024년 4.67%로 뛰었다. 울산신보재단이 대출 보증을 섰다가 소상공인 대신 빚을 갚은 비율인 대위변제율도 2023년 3.44%에서 2024년 4.43%로 올랐다.

울산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팬데믹 기간 저리의 정책자금으로 버텨왔지만,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쳐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팬데믹 때보다 어려운 때를 보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말·신년 특수를 기대한 소상공인들에게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이 찬물을 끼얹었다. 모처럼 긴 연휴에도 해외로 떠나려는 일부 여행객들로 공항만 북적일 뿐 길거리는 한산해 명절 분위기도 잃었다.

잔뜩 얼어붙은 소비는 통계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울산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한 해 전 같은 달보다 7.0%나 줄었다. 2023년 12월 전년비 2.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소상공인이 침체하면서 부동산업계도 덩달아 무겁게 가라앉았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울산의 상가 공실률은 크게 높아졌고, 상가 임대료와 수익률은 하락했다. 경매에 나온 상가도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저조한 수치에 머물고 있다. 경기 침체가 전 방위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환율은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다시 요동쳤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민간 중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동차가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울산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경제는 흔히 톱니바퀴에 비유된다. 기업과 가구, 소상공인 등 경제 주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한 몸으로 움직일 때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울산은 기업 도시이자, 명실상부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그 뿌리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회식 문화 축소에 고물가로 그마저도 줄어들며 소상공인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연말 특수 신년 특수를 삼킨 탄핵 정국 속에 소상공인의 생업 열차는 사실상 멈춤 상태다. 하루빨리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울산 경제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서정혜 정치경제부 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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