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암흑기 석유화학’, 뼈 깎는 구조조정과 변화만이 살 길
상태바
[사설]‘암흑기 석유화학’, 뼈 깎는 구조조정과 변화만이 살 길
  • 경상일보
  • 승인 2025.02.1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황 악화로 혹독한 암흑기를 맞이한 울산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화된 산업의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업황 불황이 예상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석유화학은 자동차와 함께 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다. 산업위기 극복을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석유화학 ‘빅4사’ 중 울산에 주요 사업장을 둔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3사 모두 지난해 업황 불황의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룻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롯데케미칼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국내 기초유분을 생산해 중국발의 영향을 덜 받은 금호석유만 비교적 선방했을 뿐, 대다수 화학기업이 업황 악화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장기적인 ‘업황 불황’에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분석 결과 오는 2028년경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 과잉 규모가 6100만t 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석유화학 설비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장기화한 중국발 공급 과잉과 중동의 COTC(정유·석유화학 통합 시설) 증설 등으로 인한 업황불황이어서 단기간 내에 해결이 어렵다는 게 큰 고민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 방안’의 세부 내용과 후속 대책 발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도, 정부 주도의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석유화학은 산업 전반의 깊이와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암울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만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개편 등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기업간 구조조정, 연대와 협력, 미래 먹거리 확보 등 위기 극복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정부 역시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산업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