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산업과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도시경관 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시청사 미디어파사드 설치, 태화강 지하차도 경관 개선, 십리대밭교 디자인 개선, 산업단지 경관 혁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내 시작한다.
시는 시청사 부지 내에 700㎡ 규모의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미디어파사드 설치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입찰을 공고하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설계에 나선다.
미디어파사드 설치에는 총 83억원이 투입되는데, 시설 구축에만 72억원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레이저 투사 방식이 아닌 3D 입체영상(아나몰픽 기법)을 활용한 옥외 디지털 사이니지(Full Color LED 디스플레이)형태로 설치된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하는 디스플레이다.
한국 최초의 초대형 사이니지는 2017년 서울 삼성동에 들어선 ‘케이팝스퀘어(KPOP Square)’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가는 사람이 드문 삼성동 한복판에 마치 거대한 수조에 들어찬 물이 출렁거리는 것처럼 실재감을 주는 콘텐츠는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20만이 넘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람들은 초대형 디지털 콘텐츠가 전달하는 울림과 영향력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았고, SNS를 통해 전파했다.
대형 사이니지의 매력은 단연 ‘전파성’인데, 시는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창의적이고 예술성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전국적인 이목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3월부터 설계 용역이 시작되면 하반기 설치 공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디어파사드 규모는 700㎡(50mx14m) 내외로 계획 중이며, 빛공해로 인근 주민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적의 조망점을 설정해 시 청사 부지 내에 설치할 예정이다. 또 시는 별도로 10억원을 투입해 첨단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3D 입체영상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해 시청사 미디어파사드는 물론, SK원더글로브, 공공기관, 구·군·동 벽면 스크린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태화강 지하차도의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태화강 인근의 지하차도는 오염과 노후화로 인해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시는 총 16억원을 투입해 우정, 번영교강북, 학성교강북, 명촌본선 등 강북 4곳의 지하차도를 새롭게 단장한다.
이 사업은 반구대 암각화, 영남알프스, 십리대숲, 산업의 빛, 공업탑 등 울산을 상징하는 지역적 요소들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본 및 실시설계는 오는 5월까지 마무리되며,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십리대밭교 보행환경 개선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기념하고 태화강국가정원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35억원을 투입해 보행로를 정비한다. 이 사업에는 교량 내 분수 설치, 노후된 휀스 및 바닥포장 디자인 교체, 특화된 야간경관 조명이 포함된다. 사업 기간은 2025년 3월부터 2026년 5월까지 15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산업단지 내 기업들과 협력해 산업경관 혁신 사업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SK, 현대자동차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산업경관 조성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추가 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이 사업을 통해 산업단지 내 시설물과 건물 외관에 색채를 입히고, 조화를 이루는 경관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의 회색빛 산업도시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상반기 중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도시경관과 산업경관을 동시에 개선해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하는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경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