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3월, 다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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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3월, 다시 시작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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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국 학성고등학교 교사

3월, 다시 시작이다. 학교에서 3월은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2025학년도 프로그램 구동을 위해 옵션이 설정되는 시간이다. 최초 옵션 설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옵션이 어긋나면 그 이후 값들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정확한 옵션 설정을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한다. 학교 활동, 수업 활동을 위해 학교는 노력한다. ‘개인’의 성장, ‘개인들’의 공존을 위해 담임들은 긴장한다.

동전은 양면이 있다. 두 모습이 공존한다. 흔히 개체나 현상에 대해 특성이 다른 측면이 있을 때 공존을 인식하도록 동전의 양면에 비유한다. 이것은 다른 면을 동시에 의식하게 함으로써 균형 있는 인식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러나 양면에 대한 강조는 극단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된다. 그로 인해 양쪽 극단의 값으로 대상을 왜곡해 인식하기도 한다. 이분법적 사고를 강화한다.

동전은 삼차원 개체다. 앞면, 뒷면, 옆면이 모두 있다. 이차원적 넓이가 앞면과 뒷면에 있으면서 옆면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피가 있는 개체다. 정확히 말하면 높이가 낮은 원기둥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전을 앞면과 뒷면으로 이야기한다. 이차원적 존재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그것은 동전이 물리적 공간에서 존재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동전은 둥글다. 앞면과 뒷면이 원 모양이다. 그래서 둥글다. 그리고 둥글다. 옆면이 폭은 좁지만 둥근 앞면과 뒷면을 연결해 준다. 그래서 또 둥글다. 동전은 둘레가 폭이 좁아서 옆면으로 고정돼 존재하기 어렵다. 구르다가 평평한 앞면이나 뒷면으로 바닥에 멈춘다. 그래서 우리는 동전을 앞면 또는 뒷면으로 인식한다. 익숙하다. 동전의 옆면은 정면으로 우리 시야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것이지 ‘없는 것이 아니다.’

사물에 대한 수학적 접근은 정량의 값으로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그것을 정확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정확하다’라는 단어는 ‘자세하고 확실하다’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다. ‘확실하다’라는 단어는 ‘틀림없이 그러하다’라고 뜻풀이가 되어 있다. 의미를 조합해 보면 ‘자세하고 틀림없이 그러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이러한 상태로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대상과 관련된 값을 ‘모두’ 자세하게 살펴서 그것에 근거해서 내리는 판단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동전에는 ‘옆면’이 있다. 삶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위한 것이다. 삶은 개인을 위한 과정이면서 전체 속에서 살기 위한 과정이다. 나의 삶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있다. ‘나’와 ‘사람들’은 함께 있다. 그러므로 학교는 아이들이 ‘자기’의 모습에만 집중해서 함께 살펴야 하는 ‘사람들’이 상숫값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다면 익숙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삶의 구성요소를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현국 학성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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