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년 농경사회와 잦은 외세 침략, 그리고 해방 이후 3년간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조국 근대화라는 국정과제를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한 덕분에 우리나라는 최단 기간에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한국은 과거 어쩔 수 없이 국제 원조를 받아야만 했던 개발도상국이었지만 이제는 20억달러의 원조를 제공하는 어엿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이를 두고 세계인들은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다. 물론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우리 울산의 중화학산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랬던 울산이지만 최근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민선 8기 울산지방정부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전기에너지 기반의 차세대 미래 신산업을 역점 정책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바꿔 나가려 한다.
미래는 “전기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울산지방정부는 전기에너지 관련 분야에 중점을 둔 미래산업정책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미래 전력기반 사회의 핵심이 될 2차전지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최근에는 AI 붐으로 인해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확충을 위한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수요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감안한다면 미래 국가산업의 경쟁력은 전기에너지의 경쟁력 확보가 그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럴진대 가히 울산은 축복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울산은 원자력, 화력, 해상풍력의 3가지 유형의 전기에너지 생산에 확고부동의 경쟁력을 갖춘 천혜의 요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울산 앞바다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이용하여 2031년까지 4.8G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는 계획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할 경우, 새울원전 3·4호기에 이어 APR 1400급 두 기(2.8GW)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울산 북항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연계하여 LNG발전의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울산은 원전, 화력, 풍력 등 전력생산의 황금분할 구도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미래 전기에너지 확충에 유리한 기반을 갖춘 울산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으로 현재 중앙집중형 전력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에 분산된 전력원을 활용하여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데다 가격마저 저렴한 에너지 공급체계의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윤이 된다면 지구 끝이라도 쫓아다니는 외국 유수의 기업들은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도 자국 내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쉽지 않아 전력 확보가 용이한 다른 국가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지역에서 발전되고 있는 전기에너지 활용과 향후 분산에너지의 시너지 효과로 여러 글로벌 기업이 울산을 찾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보여준 가능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AI와 같이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바야흐로 전기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울산의 강점은 전기에너지 생산력이다. AI 시대, 울산은 분명히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
미래는 전기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분명, 울산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태화강의 기적을 불러올 것이다.
김철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