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문화도시 완성을 위한 핵심 사업인 ‘세계적 공연장’ 건립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2028 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총 3500석 규모의 세계적 공연장 건립을 추진 중인 울산시가 국내외 정상급 건축가들을 초청,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를 통해 건축물을 디자인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국내 주요 공공건축물들이 국제지명공모를 통해 설계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이번 공연장 설계 역시 국제지명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국제지명공모는 사업 초기부터 국내외 유수의 건축가들을 초청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설계안을 확보하는데 효과적인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존의 일반 설계공모보다 더욱 우수한 건축물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 설계공모는 예산 범위 안에서 설계를 진행하는 반면, 국제지명공모는 먼저 독창적이고 상징성 있는 디자인을 확보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점이 다르다. 이를 통해 시는 공연장을 단순한 문화시설이 아닌, 울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지난해 공연장 건립을 위한 기획디자인 공모 참가자 선정 용역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내외 13개 건축팀이 참여 의향을 밝혔다.
올해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이 가운데 6개 팀을 지명할 예정이다. 참여 의향을 보인 건축가들 중에는 서울 노들섬, 대전 아트파크 등 대형 프로젝트 공모에 참여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건축가들도 포함돼 있어 기대를 모은다.
오는 9월까지 기획디자인 및 용역을 진행해 설계 공모에 참여할 3~4개 팀을 선정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들의 설계안을 심사해 최종 당선작을 선정·공개할 예정이다.
최종 당선된 팀에게는 세계적 공연장 설계용역권이 부여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선 디자인 후 사업계획’ 방식을 적용해 추진된다.
올해 기획 디자인 공모와 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한 뒤 내년에 실시설계와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계획 수립 후 디자인 설계’ 방식과 차별화된다. 기존 방식은 사업비가 정해진 뒤 설계가 진행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물이 탄생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선 디자인 후 사업계획 방식은 먼저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들이 창의적인 설계를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이어서 혁신적인 설계가 가능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 ‘충남예술의전당’ 등이 국제지명공모를 활용해 설계된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내외 유명 건축가가 참여하는 기획디자인 공모를 통해서 건물 자체가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세계적인 공연장을 만들 것”이라면서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공간으로 활용한 이후에는 지역민이 접근하기 쉬운 공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는 고품격 공연을 펼쳐 울산을 문화 거점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장은 삼산매립장 일원에 건축면적 1만5000㎡, 연면적 5만㎡에 지상 5층 3500석 규모로 조성된다. 예산은 5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2028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