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15)]사소한 실수가 쌓이면 큰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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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우의 新우시산국(15)]사소한 실수가 쌓이면 큰 문제가 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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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자치단체는 앞다투어 ‘보행 데크길’을 설치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데크길 곳곳이 파손된 채 방치돼 도리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필자는 울산 지역에 설치된 여러 곳의 산책로를 거의 매일 걷고 있다. 보행로와 등산로를 걷다 보면 심하게 파손된 데크를 자주 보게 된다. 얼마 전 남구 선암호수공원을 걸으면서 파손된 시설물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방부목과 합성목재로 만들어진 데크들이 일부는 뒤틀리거나 휘어지고 구멍이 나 있었다. 심하게 부식되고 고정못은 곳곳이 튀어나와 자칫 걷다가 걸려 넘어져 다칠 수도 있다. 파손된 데가 많은지 곳곳이 커다란 합판으로 덮여 있었다.

다른 지역의 등산로도 예외는 아니다. 데크 난간이 덜렁덜렁 거리며 파손돼 있고 야자 매트도 노후화해 곳곳이 찢기고 들려 있다.

이에 반해 동구 대왕암공원의 해안가 산책로는 석재를 사용한 탓에 파손된 곳이 없이 잘 조성돼 있었다. 지역에 설치된 데크길을 보수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울산 중구는 지난해 방부목과 합성데크로 조성된 태화강 국가정원길 보행 데크 보수 비용으로 1억3000여만원을 사용했다. 무조건 데크를 설치하기 보다는 사용한 자재를 폐기할 때 생겨나는 환경 오염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안전한 보행을 위해 설치된 데크길의 목재가 파손된채 방치돼 시민들의 안전을 되레 위협하고 있다.
▲ 안전한 보행을 위해 설치된 데크길의 목재가 파손된채 방치돼 시민들의 안전을 되레 위협하고 있다.

방부목에는 중금속이, 합성목재는 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다. 훼손도 덜 되고 환경오염도 줄이면서 안전하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대체재는 없을까?

부산시의 경우 ‘데크길’이 관리 부실로 방치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526곳 98㎞의 데크길을 직접 걸으며 전수조사를 한 결과, 난간이 파손되거나 바닥이 부식·파손된 1594건을 적발했다.

이같은 결과를 비교할 때 만일 울산에 설치된 ‘데크길’도 전수 조사를 한다면 상당수가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빙기를 맞아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과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작은 흠결을 방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누적호천(漏積乎川)’이라는 말이 있다. ‘조금씩 새는 물방울이 강을 이룬다’는 뜻으로, 사소한 실수가 쌓이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데크길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과 함께 튼튼하고 부식에 강하면서 친환경적인 데크를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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