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구성원들에게 울산동광학교가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971년 4월2일 개교한 울산동광학교는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야학이다. 요일제가 아닌 전일제로 운영되며, 30여 명의 교사들은 재능기부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비영리 한글문해교육기관인 울산동광학교는 현재 초등 과정 한글반, 중학 과정 성인문해반, 중졸·고졸 검정고시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단과 과정으로 심리 상담, 기초 컴퓨터, 스마트폰, 생활영어 등을 개설했다.
2024년 기준 학습자 67명, 교사 26명, 정기 후원자 43곳이 있다. 학습자들은 1941년생부터 1965년생까지 다양하며 평균 연령은 70대 초반이다. 학교 운영 경비는 지난해 교사, 학습자, 정기 후원자가 3분의 1씩 부담했다.
울산동광학교는 공부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며 교실에서 교사와 학습자들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둘러앉아 먹으며 화합한다.
울산동광학교 구성원들은 배우지 못한 한을 극복하고 해소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2021년 제1회 검정고시 중졸 및 고졸 최고령 합격, 2023년 제2회 검정고시 고졸 최고령 합격 등 울산 최고령 합격이라는 성과는 어느 훈장보다 더 값지다고 말한다.
반면 학습자들이 가족을 돌봐야하는 상황으로 휴학하거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는 안타깝다고 전했다. 울산동광학교의 홍보가 부족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올해 울산동광학교는 학교 문집인 등불 41호를 발간할 예정이다. 또 슬레이트 지붕에 좁고 오래돼 낙후된 화장실을 신축할 계획이다.
학업 위주의 학교 프로그램을 확장해 취미나 소규모 동아리 활성화 등 다변화시키고 울산동광학교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체계화시킬 방침이다.
조형래 울산동광학교 교장은 “교장직을 맡으면서 내건 슬로건이 ‘놀이터’다. 학습자뿐만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에게 울산동광학교가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라며 “단 한명의 학습자가 있더라도 학교는 유지하자는 뜻을 가진 이들이 모인 곳이 바로 울산동광학교다. 양정동에 가면 놀이터인 울산동광학교가 있다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