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중증외상 환자의 병원 이송 시간이 8년 사이 10분이나 늘어나며 ‘골든타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증외상 환자는 빠른 시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어, 이송 시간 증가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특히 지난해에는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심각했던 해로, 향후 울산의 중증환자 이송 시간이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3 지역사회 기반 중증외상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울산의 중증외상 환자 병원 이송 시간은 무려 31분으로, 첫 조사였던 2015년의 21분보다 10분이나 증가했다.
이는 인천·대전(25분), 서울(26분), 광주(27분) 등 주요 특·광역시보다도 훨씬 길며, 전국 평균 이송 시간이 8분 증가하는 동안 울산은 10분이나 늘어나며 전국 최고 수준의 이송 시간을 기록했다.
울산 지역 중증외상 환자의 치명률은 46.5%로 전국 평균보다 낮지만, 사망자 중 절반가량인 48.8%는 이미 내원 시 사망한 상태였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 장애율은 87.9%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환자 이송 시간이 길어지며 제때 치료받지 못해 생존율이 떨어지고,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은 산업도시 특성상 대형 사고 발생 위험이 높고, 특·광역시 중 넓은 면적으로 인해 응급 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더라고 중증 환자 이송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큰 문제다.
광역시 울산은 공공의료 인프라가 전국에서 가장 부족한 도시로 손꼽힌다.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 세종과 함께 공공의료원이 없는 3개 도시 중 한 곳이고, 인천과 함께 특·광역시 중 국립대병원이 없는 유이한 도시다. 울산의료원은 경제성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번 통계는 울산대병원과 1~2차 병원이 울산권역외상센터를 구축하고 있지만, 대응 체계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증외상 환자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골든타임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와 울산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공공의료체계 확충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중증외상 환자의 병원 이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119구급대와 병원 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중증외상센터 확충, 전문 의료진 확보 등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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