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증외상 환자가 골든타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9일 질병관리청의 ‘2023 지역사회 기반 중증외상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울산에서 중증외상 환자가 119 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데 걸리는 시간(중윗값)은 31분이었다. 이는 조사 첫해인 2015년(21분)보다 10분 증가한 수치다.
울산의 중증외상 이송 시간은 2017년 20분까지 줄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25분, 2019년 26분, 2020년 31분을 기록했다. 비외상성 중증손상(중독, 익수, 질식 등)의 경우 2015년 22분에서 2023년 35분으로 13분이 늘어났다.
2023년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발생하기 전이어서 내년 초 공개될 2024년 조사 결과에서는 이송 시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이송 소요 시간이 길어진 데에는 현장에서 처치하는 기술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울산 중증외상 환자의 사망률(치명률)은 46.5%로 전국 평균(54.7%)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내원 당시 이미 사망한 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점은 문제로 제기된다. 2023년 울산에서 중증외상으로 사망한 환자의 48.8%가 병원 도착 전 사망했다. 이는 서울(28.1%)이나 대전(33.1%)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특히 울산 중증외상 환자의 장애율은 8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즉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은 환자 상당수가 장애를 입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증외상 환자가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존율뿐만 아니라 회복 가능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증외상 환자의 병원 이송 시간은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2023년 전국 평균 이송 시간은 33분으로, 2015년(25분)보다 8분 증가했다.
이송 시간이 가장 짧은 지역은 인천·대전(25분)이었으며, 서울(26분), 광주(27분)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반면 강원(46분), 세종(42분), 충북·충남(39분), 전북·경북(38분) 등은 40분 안팎이 걸리면서 전국에서 가장 긴 이송 시간을 기록했다.
특히 2015년에는 가장 빠른 지역(광주 20분)과 가장 느린 지역(강원·세종 35분)의 차이가 15분이었지만, 2023년에는 21분으로 격차가 더욱 커졌다.
이는 지역 간 응급의료 서비스 수준이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며, 응급의료 체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증외상 환자가 골든타임(1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이송 체계 구축과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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