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영의 미술산책(45)]차일환의 ‘사월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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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영의 미술산책(45)]차일환의 ‘사월의 휴식’
  • 경상일보
  • 승인 2020.04.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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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휴식’ 162×130㎝, 유채화. 1986년.

미술사에 소개되는 인물이 아니라면 울산 출신의 작고 미술가에 대해서는 딱히 알 길이 없다.

지난 주에 ‘온라인 전시’로 개관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소장 작품전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기회가 된다. 다행히 울산예총이 발간한 자료집에서 짧게나마 화가에 대한 기록도 참고할 수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1,2,3 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장 작품 ‘온라인 전시’에서 도슨트를 통해 첫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은 울산 출신의 화가 차일환의 작품이다.

차일환(1937~1987, 울산군 온양면 고산리 출생)은 울산고등학교, 서라벌예술대학(현재의 중앙대학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울산 중·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목우회 공모전과 국전 등 많은 공모전에 수상을 했고, 활발한 전시활동을 이어갔다. 작품의 소재를 주로 소나무 숲과 산, 강처럼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에서 찾았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작품들의 맥은 상통하나 3기로 나눈다면, 초기는 여러 가지 작품을 시도했던 흔적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 중기는 과감함과 생동감이 엿보이는 시기라고 할 수 있고, 말기는 반추상화에 관심을 쏟았던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려가는 것과 반대로 요약된 선과 화면을 과감히 지워나가는 표현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마치 ‘유영국의 산’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 시기는 특히 인물화가 등장하는데, 그 뒤의 배경에는 여전히 농촌풍경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세계가 굳혀진 결정적인 말기의 작품은 1986년의 제5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선한 인물군상 <사월의 휴식>(162×130cm 유채)이다.

이 비구상화는 색채적 의미나 화면의 구성, 필치의 하모니 등 모든 것이 작품에 대한 그의 고뇌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기록된다. 면분할로 이루어진 인물들과 향토적인 소재인 소와 새의 모습과 함께 배경에는 산등성이가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작품 세계에 들어 선 무렵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작품을 비롯한 75점의 소장 작품을 5월3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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