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 적극적인 구애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울산의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방산산업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정일 울산시 국제관계대사는 11일 주부산 미국영사관을 방문해 놀란 바크하우스 영사에게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정부에 대한 울산 초청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울산 방문 요청 △울산의 경제적 중요성과 산업 경쟁력 강조 △한·미 산업 협력 가능성 △2025 APEC과 연계한 울산의 지원 방안 △경제 외교 강화 기대 △조선·방산·해양안보 등 협력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시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인 울산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한·미 경제·산업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군함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극지 쇄빙선 건조 등 조선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의 트럼프 초청 움직임은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월 초 월간업무계획 보고회에서 “경주 APEC 개최 시 트럼프 대통령의 HD현대중공업 방문을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HD현대중공업 방문 가능성은 그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처음 거론됐다.
당시 트럼프는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및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여당과 시는 트럼프 방문 성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지난 2월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APEC 정상회의 참석 시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방문을 추진할 것을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공식 요청했다.
최근 미국 내 분위기 또한 트럼프의 HD현대중공업 방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 개발에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극항로를 운항할 쇄빙선 공급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HD현대중공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11년 세계 최대 규모의 극지용 쇄빙선을 개발한 바 있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쇄빙선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할 경우 조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자동차 등 울산의 핵심 산업을 적극 홍보하고, 한·미 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성사시킬 경우, 조선·방산 산업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전 세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울산시도 대외 환경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K-방산의 위력을 직접 보고 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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