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찾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장. 70대 이상 노동자 4명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도 농성을 이어가던 김순자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지부장은 최근 1년 사이 분위기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해 초부터 울산과학대 관계자들이 찾아와 몇 차례 협의를 제의했다”며 “이후로도 매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비해 아직 합의되거나 진전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빠른 시일 안에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양측의 화해 무드는 지난해 상반기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며 조성되기 시작했다.
합의에 앞서 울산과학대는 장기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의 불편 개선을 위해 과학대 정문 입구 옆 화장실을 개방하고 전기 사용도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오랜 대치를 끝내고 머리를 맞대며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지만 의견의 간극이 제법 커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지는 않다.
청소노동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학교 측이 마련할 합의 비용 마련이 법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재고용과 보상금 지급에 대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나마 재고용이 가능하다면 조합원 등과 합의해 보상금은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울산과학대 관계자는 “사태가 워낙 장기화되고 있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해부터 협의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울산 5개 구군 중 유일한 진보당 출신 구청장이자 관할 구청장인 김종훈 동구청장도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노동자측이 요구하는 위로금을 구비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기금이나 후원금 마련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노동자들과 주민 모두가 피해를 보는 만큼 사회적 합의 속에서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동구의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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